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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동관 호주 오스탈 인수 재시도 , 미국 군함 시장 개방 제대로 올라탄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5-03-18 16:2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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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호주 조선소 오스탈 인수에 재도전한다. 미국 앨라배마주 조선소를 보유한 오스탈을 품고 군함 생산능력을 더욱 끌어올림으로써 미국 군함 시장 개방에 제대로 올라타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18일 조선·방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이 호주 투자법인 HAA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 모두 2670억 원을 투입해 오스탈 조선소 지분을 공개 매입했다. 
 
한화그룹 김동관 호주 오스탈 인수 재시도 , 미국 군함 시장 개방 제대로 올라탄다
▲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호주 조선사 오스탈 인수를 통해 오스탈이 보유한 미국 앨라배마주 군함 조선소를 미 해군 군함 수주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

HAA는 우선 호주 현지시각으로 17일 시간외 거래로 1687억 원을 들여 오스탈 지분 9.9%를 확보했다. 9.9%는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의 승인없이 외국자본이 현지 기업 지분을 인수할 수 있는 상한선이다.

HAA는 여기에 현지 증권사와 총수익스왑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이미 확보한 오스탈 주식 9.9%(1553억 원 상당)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계약으로, HAA는 향후 오스탈 지분 9.9%를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한화그룹은 호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에 오스탈 인수 승인을 신청했는데, 승인이 나면 총수익스왑계약의 콜옵션 행사를 통해 오스탈 지분을 19.8%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AA가 오스탈 지분 19.8%를 확보하면 기존 오스탈 최대주주(지분 17.1%)인 타타랑벤처스(Tattarang ventures)를 제치고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오스탈의 최대주주 타타랑벤처스가 한화그룹의 인수 시도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타타랑벤처스는 호주 민간 투자회사로 호주 사업가 앤드류 포레스트와 그의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앤드류 포레스트는 호주 철강석 채굴기업 포테스큐 메탈 그룹 창립자다. 포테스큐 메탈은 세계 4위의 철강석 채굴 기업이다.

포브스의 2025년 기준 호주 자산가 순위에서 앤드류 포레스트와 그의 가문은 자산 161억 달러(23조3940억 원)로 5위를 기록했다. 

타타랑벤처스는 지난 11일 오스탈이 실시한 2억 호주달러(1850억 원)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앞으로 오스탈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화그룹은 오스탈을 인수한 뒤, 오스탈이 보유한 미국 앨라배마주 조선소를 향후 미국 군함의 생산거점으로 키우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조선 기업에 미 해군력 보강을 위한 협력 러브콜을 보낸 것과 함께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도 미 해군 군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시장을 개방하는 것에 따른 해군 특수선을 적극 수주하겠다는 한화그룹의 큰 그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해군의 향후 30년 군함 건조 규모는 1조2033억 달러(1734조3163억 원)에 달한다.

다만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해군 특수선 추진체계·건조능력·주력 선종 등을 고려했을 때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미 군함 시장 규모는 전체의 16.1%인 1934억 달러(278조4380억 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오스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모바일에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초계함급 이하의 함정과 해경정, 지원선 등을 건조할 수 능력을 갖췄다. 

앞서 한화오션이 지난해 인수한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는 초계함급 규모의 중대형 군함을 만들기엔 도크 규모가 작아, 주로 소형 함정 유지보수 용도로 사용하고, 중대형 특수선은 앨라배마 오스탈 조선소에 맡기겠다는 한화의 복안이다.
한화그룹 김동관 호주 오스탈 인수 재시도 , 미국 군함 시장 개방 제대로 올라탄다
▲ 오스탈은 현재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앨라배마주 모바일 조선소에서 잠수함 제3모듈제조시설(MMF3), 함정 제2최종조립시설(FA2) 등 2건의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오스탈이 공개한 미국 모바일 조선소의 증설 프로젝트 부지 위치도. <오스탈>  
오스탈은 현재 미국 내 군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미국 모바일 조선소 증설 프로젝트를 2건 진행하고 있다.

우선 FA2 프로젝트는 모두 3억 달러(4352억 원)를 투입해 새로운 조립공장, 선박 리프팅 시스템 등 대형 특수선 건조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조선소는 콘스텔레이션급호위함(FFG-62), 해양순찰선(OPC) 등 대형 군함 유지·보수가 가능해진다. 

2024년 7월에 시작한 증설은 현재 예비 부지 건설작업이 한창이며, 2027년 상반기에 완료될 예정이다. 오스탈은 프로젝트 ‘FA2’를 위해 지난 11일 2억 호주달러(18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잠수함 제3모듈제조시설(MMF3) 건설 프로젝트도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했다. MMF3 투자규모는 4억5천만 달러(6527억 원)이며, 미국 해군 잠수함 제조를 위한 모듈 제작 설비를 만드는 게 목표다.

앞서 한화그룹은 지난해 한화오션을 통해 오스탈 측과 인수를 논의했다 무산된 적이 있다. 한화오션은 당시 인수금액으로 9천억 원을 제안했다. 

인수를 위해 2024년 3월 실사를 진행하고, 곧바로 현장실사를 진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현장실사를 하루 앞두고 오스탈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다. 그 해 9월 인수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당시 호주 외국인투자위원회와 미국 국방방첩안보국 승인을 얻을 가능성이 낮았다는 게 한화그룹이 인수 작업을 중단한 배경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최근 중국 해군력 견제를 위한 한국-미국-호주 동맹국 간 조선 협력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호주 현지에서도 기류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오스탈 인수는 적대적 인수합병(M&A)이 아니라, 전략적 투자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룹은 앞으로 지분 참여를 통해 오스탈 최대주주인 타타랑벤처스와 사업 협력을 모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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