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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승 전 SK 회장, 11년만에 재계로 복귀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4-08-22 1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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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길승 전 SK 회장, 11년만에 재계로 복귀  
▲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손길승(74) SK텔레콤 명예회장이 재계로 돌아왔다.

지난 200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지 11년 만의 귀환이다. 그는 40여 년 가까이 SK그룹에 몸 담으며 지금의 글로벌기업 SK를 만든 '영원한 SK맨'이기도 하다.

◆ 전경련 통일경제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선임

손 명예회장이 21일 전경련 통일경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에 선임됐다.

전경련은 정부의 통일준비위원회 공식출범에 맞춰 통일경제위원회를 구성했다. 정부와 함께 기업인들도 통일시대의 한국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전경련은 1997년 ‘남북경제협력위원회’를 발족해 각종 대북연구 및 인도적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다 2005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단됐다.

손 명예회장은 이날 “한국경제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빠른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데 일조한 기업인들이 이제 그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산업화를 효과적으로 일궈내는데 일조해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손 명예회장은 과거 전경련 회장 시절 남북경협 활동에 참여한 경험도 있고 평소 통일문제에 관심이 많아 새로 출발하는 통일경제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흔쾌히 승낙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에 손 명예회장이 할 거면 열심히 하자고 의욕을 보였다”고 말했다.

◆ 최종현 회장의 파트너자 최태원 회장의 스승

손 명예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그는 1965년 최초의 대졸 신입사원으로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직물에 입사해 1998년 전문경영인으로 처음 5대 그룹 회장에 올랐다.

손 명예회장은 입사 후 SK그룹 경영기획실장, SK텔레콤 대표이사 부회장, SK구조조정본부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년 동안이나 회사의 핵심조직인 기획실에서 근무해 ‘직업이 기조실장’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부친인 최종현 전 SK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그의 평생동지로 불린다. 최종현 전 회장은 손 명예회장에 대해 “사원이 아니라 나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동업자”라고 말했다.
 
  손길승 전 SK 회장, 11년만에 재계로 복귀  
▲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 명예회장은 1998년 SK그룹 회장이 됐다. 최종현 전 회장이 세상을 뜬 지 6일 만에 오너 일가의 합의로 회장을 맡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그에 대한 오너 일가의 신임이 얼마나 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SK는 SK텔레콤 부회장이었던 손 명예회장이 그룹 회장을, 최태원 회장이 SK(주) 회장을 맡는 투톱체제를 5년 동안 유지했다.

손 명예회장은 5년 동안 최태원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했다. 최 회장은 손 명예회장을 스승처럼 생각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손 명예회장은 당시 만 39세였던 최 회장이 그룹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힘썼다.

이뿐 아니라 손 명예회장은 최종현 전 회장의 부탁을 받아 최태원 회장이 고려대에 입학했을 때부터 대학원을 거쳐 입사할 때까지 모든 뒷바라지를 해줬다.

지난 2003년 SK사태로 최 회장이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자 손 명예회장은 “내가 갔어야 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당시 최 회장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태 등으로 배임과 증권거래법, 외부감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SK사태가 최태원 회장과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소문이 돌자 손 명예회장은 임원들에게 “줄을 서고 싶거든 차라리 최 회장에게 가서 서라”고 말해 두 사람 간의 신뢰를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최 회장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스승(최종현 회장)의 아들이고, 내 생명과도 같은 SK를 이끌고 가야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손 명예회장은 1941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 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1965년 입사 후 최종현 전 회장을 도와 지금의 SK그룹을 만드는 발판을 마련했다. 1980년대 대한석유공사(현 SK이노베이션)와 1990년대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손 명예회장은 2003년 2월 28대 전경련 회장에 취임해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최고의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SK글로벌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전경련 회장과 SK그룹 회장에서 모두 물러났다.

그 뒤 별다른 외부활동을 하지 않고 지내다가 2009년 SK텔레콤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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