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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현대모비스, 정의선 지분율 높일 기회 왔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5-03-1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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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현대모비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지분율 높일 기회 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1월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나쁜 지배구조는 나쁜 결정으로 이어진다. (Poor Governance Leads to Bad Decisions)”

한때 ‘현대차 저격수’로 불렸던 글로벌 투자 관리회사 엘리엇 어드바이저스가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비판하면서 보냈던 주주서한의 한 구절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재계에서 오랫동안 제기되어 온 숙제였다. SK, LG, 롯데,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며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동안, 현대차그룹만큼은 여전히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30대 그룹 가운데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지 못한 그룹은 현대차뿐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배구조 개편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어떻게’다.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정의선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고, 현대모비스를 현대차그룹의 최정점에 위치한 지배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이 자금을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2025년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IPO)다.

◆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세 가지 시나리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가장 중요한 퍼즐은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순환출자 구조가 형성돼있기 때문이다. 

2024년 사업보고서 기준 정의선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3%에 불과하다. 현대모비스를 그룹의 지배회사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을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는 정의선 회장이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하는 것이다. 정 회장은 존속법인 현대모비스의 신주를 합병비율에 따라 배정받게 된다.

이 방법은 현대차그룹이 이미 한 차례 시도했었던 방법이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투자·핵심부품 사업과 모듈·AS 사업으로 나누고 모듈·AS 사업회사를 현대글로비스 와 합병하는 내용의 개편안을 제시했다.

당시 제시됐던 합병비율은 1:0.61(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였는데, 투자자들은 이 합병비율이 총수 일가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계산된 비율이라며 반대했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합병안을 제시한 지 두 달여 만에 철회했다.

두 번째는 현대모비스를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한 뒤, 정의선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계열사들의 개인 지분을 활용해 현대모비스 투자회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선택한다면 정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들의 개인 지분과 현대모비스 투자회사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방법을 활용하면 현대모비스 사업회사가 지주회사가 되는데, 금산분리 원칙 때문에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캐피탈을 떼어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 3조에 따르면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자회사의 지분 가액의 합계액이 해당 회사 자산총액의 절반 이상이면 지주회사로 분류된다.

세 번째는 정의선 회장이 직접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현대모비스의 주가 상승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가장 환영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한쪽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이미 안정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를 현대자동차 그룹의 지배회사로 만드는 방안도 나온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차그룹의 핵심인 자동차사업과 직접적 관련성이 떨어지는 물류회사이고, 현대글로비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대차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이 거의 없다는 점을 살피면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씨저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현대모비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88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지분율 높일 기회 왔다
▲ 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앞줄 왼쪽 네번째)이 1월6일 경기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 신년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스턴다이내믹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자금원

정 회장이 이 가운데 어떤 방법을 활용하든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정 회장에게 대규모 자금이 있는 편이 유리하다. 

정의선 회장이 제일 먼저 지배구조 개편의 자금원으로 고려하고 있었던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다. 정 회장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고 있는 개인 최대주주다. 하지만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에서 잇따라 인명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의 IPO가 불투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자금원으로 떠오른 곳이 바로 보스턴다이내믹스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미국의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하며 미래 모빌리티·로보틱스 산업 확장에 나섰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재계 한쪽에서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가치가 상장 이후 최대 10배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 20%를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업공개가 그룹 차원이 아니라 정 회장이 개인적으로 현대모비스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자금줄이 되어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상장을 통해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가치가 상승하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 회장이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과 지배회사 지분을 맞교환 할 때 교환 비율을 정 회장에게 유리하게 산정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도 있다.

한쪽에서는 정 회장이 정몽구 현대차그룹의 명예회장의 지분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을 때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세금의 자금원으로 쓰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29%,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4.68%, 현대차 지분 5.44% 등을 보유하고 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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