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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백악관에 "관세 반대" 서신, 현대차·기아에 '트럼프 리스크' 막아주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3-14 14: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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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백악관에 "관세 반대" 서신, 현대차·기아에 '트럼프 리스크' 막아주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 전시된 사이버트럭 차량 앞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손을 잡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미국 무역 당국에 관세 도입을 우려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면서 트럼프 정부의 정책 강행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떠오른다. 

테슬라는 미국 최대 전기차 기업이자 대통령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를 최고경영자(CEO)로 두고 있다. 그만큼 큰 영향력을 갖고 있어 관세 사정권에 든 현대자동차와 기아한테도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앞으로 관세 도입을 우려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테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및 텍사스 제조 공장으로 부품을 수입해 전기차를 제조한다. 이후 이를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인근 국가로 수출한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도입하면 멕시코와 캐나다 등 상대 국가도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것이고 이에 테슬라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기존에 테슬라는 전기차 원가 경쟁력이 높아 관세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다른 업체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번에 우려 서한으로 테슬라마저 관세에 반대하는 입장이 확인된 셈이다. 

테슬라 측은 이번 서한을 통해 “아무리 공급망을 현지화하려 해도 모든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미국 기업이 관세로 부당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와 관련된 기존 입장을 바꾸도록 하는 데 일정한 압력이 될 수 있다.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산업에 중요한 데다 일론 머스크 CEO 또한 대통령 최측근으로 상당한 입김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정부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려는 인도와 자동차 수입 관세율 인하 요청을 포함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가 수입 전기차 가격에 따라 최대 100% 관세를 매기고 있어 이를 낮추는 과정에 미국 또한 관세를 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지매체 비즈니스스탠다드에 따르면 인도가 일방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서로 조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미국 당국이 테슬라의 인도 진출을 지원사격 하는 모양새다.  
 
테슬라 백악관에 "관세 반대" 서신, 현대차·기아에 '트럼프 리스크' 막아주나
▲ 2023년 9월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클레멘테 기차역에 설치된 테슬라 전기차 충전기 앞에 현대차 아이오닉6 차량이 주차돼 있다. <현대자동차>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불매 운동에 직면한 테슬라 차량을 직접 구매한 뒤 백악관에서 시승하며 일론 머스크 CEO를 격려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 차량 판매량 감소에 바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만큼 관세 문제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사이 밀월 관계는 계속 강화되고 있어 테슬라의 관세 우려 서한이 중요하게 고려될 공산이 크다. 

뉴욕타임스는 상황을 잘 아는 취재원 3명 발언을 인용해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대통령에 1억 달러를 추가로 기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2026년 열릴 중간 선거에 여당인 공화당 지원에 쓰일 자금이다. 

이처럼 테슬라가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여 4월로 예정된 자동차 및 각국 상호관세 도입 방침을 바꿔낸다면 현대차와 기아 등 미국에서 사업하는 한국 자동차 기업에도 리스크가 낮아질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한국과 멕시코 등에서 차량을 제조해 미국으로 수출해 관세 영향권에 들었는데 변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미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늘리거나 수출 물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책을 마련해 두고는 있지만 고심이 크던 상황이다. 실제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정권에 관세 부과로 피해가 예상되는 대표 기업 가운데 하나로 현대차그룹을 꼽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테슬라가 관세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함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백악관에서 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환담 행사에서 “자동차 관세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아직 낙관적이지는 않은 셈이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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