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TSMC가 미국에 1천억 달러(약 145조5700억 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을 추가로 건설키로 한 결정이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가 중국과 관련이 적었기 때문에 누릴 수 있었던 지정학적 혜택이 TSMC와 미국의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사라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 '칩 워'의 저자인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학 교수. <크리스 밀러 사화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
1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반도체 관련 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칩 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학 교수가 TSMC의 미국 추가 투자로 관세와 독점 우려가 줄게 됐다고 분석했다.
TSMC는 최근 미국에 1천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웨이 저쟈 TSMC 회장은 “미국 고객 수요가 크고 기존 생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밀러 교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논평을 통해 TSMC의 추가 투자로 TSMC는 미국의 관세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막대한 투자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완화로 이어질 수 있고, 미국 공장 건설로 관세 없이 제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밀러 교수는 TSMC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가격을 올려, 향후 반도체 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밀러 교수는 TSMC의 독점 우려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 반도체 제조 사업의 98%가 대만에 있다며, 파운드리 산업을 미국으로 가져오려는 의도를 명확히 했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시장 점유율이 90%가 넘는 기술 기업은 독점 혐의를 받아 미국 반독점 당국로부터 제소를 당해왔다. 다만 TSMC의 투자는 미국과 관계를 돈독히 해 독점 혐의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밀러 교수는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TSMC의 긴밀한 관계 형성이 삼성전자와 인텔 파운드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인텔은 오랫동안 자신들을 ‘중국 관련 위험’이 적은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라며 혜택을 누려왔지만, TSMC가 미국에서 사업을 계속 확장함에 따라 그 주장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