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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쌍용 비롯한 시멘트업계에 번지는 가격인하 압박, 환경규제와 수요약화까지 3중고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5-03-13 16: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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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일시멘트, 쌍용C&E, 삼표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업계의 경영환경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 수요가 전방 건설업의 침체로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친환경 규제에 따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레미콘 단가 인하에 따른 가격 조정 압박까지 거세지는 상황과 마주하고 있다.
 
한일 쌍용 비롯한 시멘트업계에 번지는 가격인하 압박, 환경규제와 수요약화까지 3중고
▲ 한일시멘트 단양공자의 모습. <한일시멘트>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와 영우회는 전날 서울 서초구 롯데건설 본사에서 2025년도 레미콘 단가를 지난해보다 2300원 인하한 세제곱미터(㎥)당 9만1400원으로 합의했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국내 30여 곳 건설사 구매담당자의 모임이고 영우회는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 모임이다.

수도권 레미콘 가격 협상은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넘게 이어졌고 이번 단가협상 회의가 11번째였을 정도로 장기간 줄다리기를 거쳐 마무리됐다.

지난해 수도권의 레미콘 출하량이 1900만㎥라는 점을 고려하면 건설업계는 이번 레미콘 단가 인하 결정으로 437억 원가량 공사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 레미콘의 단가 인하는 10여 년 만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업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레미콘업계에서도 위기감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며 “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협력이라는 명분이 이번 인하 합의에 크게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한일시멘트, 쌍용C&E, 삼표시멘트 등 국내 시멘트 기업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시멘트 생산량의 90% 이상은 레미콘에 쓰인다. 또한 레미콘 원가의 30%가량이 시멘트 가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레미콘업계에서는 시멘트업계를 향해서도 ‘고통 분담’을 들며 가격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긴장감을 가지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가 레미콘업계와 협상에서 레미콘 가격 인하의 이유로 내세운 점 가운데 하나는 시멘트의 제조원가 가운데 30%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의 하락이었다. 레미콘업계에서는 시멘트업계와 협상에서 같은 주장을 펼칠 가능성 크다.

시멘트 가격의 하향 조정은 국토교통부에서 공을 들이는 현안이기도 하다.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건설공사비 안정화 방안’을 내놓고 후속조치로 유관 부처와 건설업계, 레미콘업계, 시멘트업계 등을 모아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 움직임을 보였다.

협의체에서 레미콘업계와 시멘트업계가 건설자재 수급의 안정화를 논의하면서 시멘트 가격 문제만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을 내놓을 정도로 시멘트 가격 문제는 주요 현안으로 논의됐다.
 
한일 쌍용 비롯한 시멘트업계에 번지는 가격인하 압박, 환경규제와 수요약화까지 3중고
▲ 삼표시멘트 삼척공장 예열탑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시멘트업계 역시 업황 악화에 고전하는 상황인 만큼 시멘트 가격의 인하 압박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 불황의 영향으로 지난해 국내 시멘트 출하량은 크게 감소했다.

한국시멘트협회가 9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지난해 전체 시멘트 출하량은 4419만3천 톤으로 2023년 대비 13.3% 감소했다. 집계를 시작한 이래 35년 만에 최저치다.

전근식 한일시멘트 및 한일현대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월에 한국시멘트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올해는 전방산업 침체로 시멘트 내수는 1990년대 초 이후 35년 만에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갈수록 엄격해지는 환경규제와 제조원가 상승으로 그 어느 때보다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업계에서는 원가 구성의 변화, 환경규제 대응 등에 따라 가격 인하에 여력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 환율 변화에 따른 인상 효과가 더 크며 탄소 저감을 위해 친환경 대체연료 비중을 늘리고 있는 만큼 유연탄의 원가 비중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다른 관계자는 “시멘트 원가에서 더욱 비중이 커진 것은 전기요금인데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꾸준이 인상됐다”며 “정부의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따라 시멘트업계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8년 대비 12%를 줄여야 하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관련 시설투자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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