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전체 계약 및 고용승계 의무를 질 만한 유인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바라본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난해 12월 연구 보고서 발간 당시 기준 MG손보 인수가 단기적으로 메리츠화재 이익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인수 조건 등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았을 때였음을 덧붙였다.
▲ 메리츠화재는 13일 MG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
겨우 실마리를 찾는 듯하던 MG손보 매각이 표류하며 고객 124만 명은 다시 걱정에 휩싸였다.
앞서 예보는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 MG손보 청·파산 가능성까지 있다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예보가 말한 방식대로 청산이 진행되면 고객들은 기존 MG손보에서 가입한 보험과 동일한 조건으로 타 보험사에 재가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 예전에 MG손보 보험에 가입한 뒤 병력이 생긴 경우 새로 보험에 가입하기 어려워지거나 더 높은 보험료를 내게 될 수 있다.
한 MG손보 고객은 “MG손보에서 1세대 실손을 가입했는데 만약 청산이 진행되면 계약이 다른 보험사에 인수가 되는지, 낸 돈은 제대로 돌려받는지 알 수 없어서 걱정이다”고 전했다.
국내 보험사 청산은 전례가 없는 만큼 청산으로까지 이어지면 ‘보장’을 핵심 가치로 하는 보험업 전반 신뢰도에도 타격이 갈 것으로 전망된다.
MG손보는 2012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2013년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보를 인수했지만 정상화에 실패하며 2023년 예보 주도로 매각이 추진됐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매각 시도에도 지금까지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이 없었다. 예보는 1월 보도 설명자료를 내며 “약 3년 동안 매각을 추진하며 유효한 입찰자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며 “추가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것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