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 젤딘 당시 환경보호청장 지명자가 올해 1월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대적 환경 규제 개편에 나선다.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은 12일(현지시각) 각종 환경 관련 규제 31개를 폐지하거나 개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젤딘 청장은 “우리의 행동은 미국 제조업 경기를 부흥시키고 지역사회에 경제적 혜택을 확산할 것”이라며 “에너지 우위를 확보해야 미국이 부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폐지되는 핵심 규제에는 석탄발전소 폐쇄 규정과 내연기관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이 포함됐다.
석탄발전소 폐쇄 규정은 지난해 6월 바이든 정부가 제정한 규칙으로 모든 석탄발전소가 2032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0% 이상 줄이거나 포집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실상 2032년부터 모든 석탄발전소에 가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내연기관차 온실가스 배출 규제는 지난해 3월 발표된 규칙으로 2032년까지 미국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규 차량의 56%가 전기차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2년 수송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7년 예상 수준과 비교해 5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규제 모두 완전히 폐지되지는 않으나 대폭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젤딘 청장은 “이번 조치는 환경 보호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통해 달성하려는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 생산을 억제하고 석탄발전소를 부당하게 표적으로 삼은 규칙을 재고함으로써 우리는 미국 에너지가 깨끗하고 저렴하며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소식을 접한 기후 전문가들은 환경보호청 계획이 미국 국민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이클 만 펜실베이니아대 기후학자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이번 규제 개편은 공화당 기후 부정의 최신 형태일 뿐"이라며 "그들은 기후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어서 이제는 그것이 위협이 아니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