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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과점주주체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임기 1년 남은 임종룡 부담 커졌다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5-03-12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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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과점주주체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임기 1년 남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부담 커졌다
임종룡 당시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2016년 11월13일 정부 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관련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씨저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대폭 개편된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임기를 1년 정도 남겨놓고 있는데 새롭게 구성된 이사회와 관계 설정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우리금융지주는 과점주주 체제다.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로 이사회가 구성된다. 이런 점에서 다른 금융지주와 완전히 구별된다.

다른 금융지주는 오너가 없는 체제이다 보니 이사회의 사외이사 선임은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반영된다. 그렇게 구성된 사외이사들이 회장 후보를 뽑다 보니 금융당국에서는 '셀프 연임'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로 감시를 한다.

반면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사외이사들은 과점주주들의 이익을 강하게 대변하게 된다. 

올해 우리금융지주 주총에서 사외이사 7명 가운데 4명이 교체되는 만큼 임종룡 회장으로서는 이사회의 의중을 새롭게 살필 수밖에 없다.

◆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늘어난 과점주주 지배력

우리금융지주는 2월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를 발표했다. 임기를 마친 5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푸본그룹 추천 사외이사인 윤인섭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4명(윤수영, 신요한, 지성배, 정찬형)은 모두 교체됐다.

유진PE는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로 김춘수 전 유진로직스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김춘수 후보자는 유진기업 윤리경영실 초대 실장을 역임하는 등 내부통제 및 윤리경영에 강점을 갖고 있다.

키움증권의 사외이사 후보자는 김영훈 전 다우기술 대표이사였다. IT 및 디지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전문가로 우리금융지주의 디지털 혁신 및 데이터 기반 경영 강화를 위해 선정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이강행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을 추천했다. 금융업계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이 전 부회장은 윤리적 책임과 내부통제 강화를 중시하는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외에도 이영섭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교수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선정한 사외이사 후보자로 뽑혔다. 이영섭 후보자는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과 한국금융학회장을 지낸 금융·경제 부문 전문가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의 구성이 사내이사 임 회장, 우리금융 추천 사외이사 3명,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 4명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과점주주의 영향력이 약해지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금융지주가 2019년 지주사 설립 이래 유지되던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의 우리은행 사외이사 겸직 관행을 깨는 과정에서 과점주주 추천인사가 그대로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던 윤수영 사외이사(키움증권 추천)는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는 그만뒀지만 우리은행 사외이사를 그대로 맡는다. 유진PE가 추천한 신요한 사외이사도 마찬가지다.

과점주주 숫자가 5곳에서 4곳으로 줄었음에도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셈이다.

◆ 우리금융지주 과점주주들의 회장 연임 선택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를 결정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성공과 실패에서 과점주주들의 선택 기준을 파악할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들은 2020년에는 DLF 사태 중징계 위기 속에서도 손 전 회장에게 지지를 보냈다. 금융당국의 제재가 이어지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공식적으로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음에도 과점주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손 회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3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손 전 회장이 라임 사태로 문책 경고를 받으며 금융당국과 갈등을 계속 이어가자 우리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2023년 1월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오랜 시간 중징계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손 전 회장은 당시 연임 의지를 불태웠는데 이사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자 연임 의지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손 전 회장은 2023년 1월18일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첫 회의를 앞두고 이사회에 연임을 포기하겠단 뜻을 밝혔다.

◆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실험 ‘과점주주 체제’

2016년 우리금융지주는 민영화의 첫발을 내디뎠다. 2001년 정부가 부실 금융회사를 모아 우리금융지주를 설립한 이래 15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한 것이다.

정부는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우리금융지주의 몸집이 너무 큰 탓에 앞선 3차례의 민영화 시도에서는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몸집을 줄이기 위한 4차 민영화 시도에서는 일부 계열사가 새로운 주인을 찾기는 했으나 우리은행은 여전히 정부 품에 남았다.

2016년 진행된 우리은행 매각에서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통해 과점주주의 경영 참여를 보장했는데 이 방식은 적은 자금으로도 경영권에 참여할 수 있다는 인센티브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결국 경영권을 확보한 7곳의 과점주주와 함께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는 닻을 올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동양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프라이빗에쿼티(PE)였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IMM PE 5곳은 사외추천권을 차지했다.

당시 과점주주 경영체제는 우리은행의 발전을 막고 있던 관치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주주 중심의 경영을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로부터 9년이란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금융지주는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제일 낮은 실적과 4대 금융지주보다도 자주 터지는 금융사고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는 2025년 기준으로 4곳만이 남았다. 동양생명, 한화생명이 투자금을 회수해 나갔고 IMM PE도 최근 보유지분을 전량 매도하면서 우리금융지주 경영에서 손을 뗐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과점주주는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푸본그룹, 유진PE만이 남게 됐다.
 
[씨저널] 과점주주체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임기 1년 남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부담 커졌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023년 3월3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금융당국-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기대 못 미친 과점주주체제

과점주주체제는 사외이사들의 상당수가 실제로 주식을 보유한 주주인 만큼 감시자와 견제자로서의 사외이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금융지주회사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능력 없는 사외이사의 거수기 전락 문제를 과점주주체제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를 통해 주가 부양, 실적 증가라는 측면에서도 우리금융지주가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됐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는 과점주주체제에서 다른 금융지주를 웃도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여겨진다.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많은 지표에서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기준으로 3조860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4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16년 민영화 이래 단 한 차례도 3위 이상의 순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다른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KB금융지주 5조782억 원 △신한금융지주 4조5175억 원 △하나금융지주 3조7388억 원이었다. 

금융사고 분야에서도 우리금융지주는 자존심을 구겼다. 2018년부터 2024년 8월까지 발생한 금융사고의 피해액 6616억 원 가운데 우리은행(1421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넘었다.

이를 두고 우리금융지주의 이사회가 집행부 견제와 비판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024년 9월4일 “친인척(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부당대출 건에 대응하는 우리은행의 방식을 보면 끼리끼리 나눠먹기식 문화가 팽배했다”며 “법률적 제재든 비법률적 제재든 최근 매니지먼트 책임이 있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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