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겸 한진그룹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기업 정체성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
[비즈니스포스트] “통합 항공사는 규모로 따지면 세계 11위가 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규모보다는 서비스 품질을 최우선으로 할 것입니다.”
11일
조원태 회장은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대한항공 새 기업미지(CI)와 로고 발표회 ‘라이징 나이트(Rising Night)’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계획 등을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은 두 항공사의 완전 통합을 2년 앞두고 최근 새로운 기업가치 ‘케이이 웨이(KE Way)’를 공개하고, 이날 새 CI·로고를 발표했다.
조 회장은 “기업가치 체계를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원들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인수합병 성사 이후 양사 직원들 모두 들떠 있고 자신감도 넘치는 시기이니 만큼, 결의를 다지기 위한 차원에서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을 미리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 항공기 정비 체계를 구축 등 안전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대한항공 정비체계가 대한항공 기단 수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비능력이 약한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시 정비투자를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 항공사 직원의 처우나 복지 등은 통합과정에서 공평히 할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처우가 대한항공과 현재 많은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합리적이고, 직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선으로 할 것이며, 어느 한 쪽을 우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한 2020년 11월부터 양사 통합을 완료한 2024년 12월까지의 소회를 풀기도 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제안을 받았을 때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받아들였다”며 “처음 인수합병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는 6개월만에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 승인이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책임감으로 마음이 더 무거웠고,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돼 기쁨보다는 부담이 컸다”며 “인수 후 두 달 동안 (통합을) 진행해보니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긍정적 마음으로 임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내가) 잘 할 수 있다고 믿게 됐다”고 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본사 대강당에서 새로운 기업가치 체계 '케이이 웨이(KE Way)'를 발표하고 있다. <대한항공> |
향후 기단 운용과 관련해 주력 기종에 대한 계획도 내놨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보유 기종은 많고 복잡한데, 아시아나항공까지 더해지면 더욱 복잡해진다”며 “기재의 연료효율성, 수익성을 기준으로 (주력기종을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대형기로는 에어버스 A350와 보잉 B777을, 중형기로는 B787, 소형기로는 A321-네오(Neo) 기종을 주력 기종으로 들었다.
양사 통합에 따른 국내 항공시장의 독점과 이에 따른 서비스 품질 하락을 우려하는 의견에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 회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항한 도시는 50여 곳으로 한 도시에 취항하면 상대국가에서도 한국에 취항하는 상호주의를 따른다”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국내 유일한 대형 항공사(FCS)이지만, 독과점이라고 하는 것은 솔직히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산하 저비용항공사(LCC) 3곳(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을 반대하는 ‘에어부산 분리 매각’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분리매각은 2~3년 전부터 이야기 됐다. 기본적으로 분리매각을 생각한 적이 없으며, 에어부산도 대한항공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3사 통합 진에어도 그동안 해왔던 것 이상으로 부산에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되지 않은 새 승무원 유니폼은 통합 효과 극대화를 위해 양사 완전 통합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현재 유니폼 반응이 워낙 좋은데, 이를 넘어서는 디자인을 만드는 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아직 초안을 (내가) 못 봤고, 현장 근무자들의 불편함을 청취해 이를 개선하는 중”이라고 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