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전체 실적에서 SK이노베이션E&S의 기여도가 절반에 가까울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은 85조~90조 원, 영업이익은 2조 원 안팎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부문별로 예상 영업이익은 핵심 사업인 에너지 부문에서 1조2천억 원 안팎, SK이노베이션E&S를 통해서는 9천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SK이노베이션E&S의 실적에서 에너지 부문과 나란히 SK이노베이션을 양대 사업부문으로 볼 수 있는 수준인 셈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올해 전망을 놓고 “정유 업황은 부진하지만 SK이노베이션E&S의 사업 변동성이 크지 않고 안정적 현금흐름 창출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LNG 등 세계 가스시장 흐름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E&S는 가스사업 경쟁력 확대를 책임지고 있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2024년 11월 SK이노베이션과 가스 유통 및 발전사업을 담당하는 SKE&S의 합병 법인을 출범했다. SKE&S는 현재 SK이노베이션 내에서 SK이노베이션E&S라는 사내 독립기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추 사장은 SKE&S 대표이사 사장에서 SK이노베이션E&S 사장으로 직함을 바꿔 기존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합병 과정에서는 통합시너지 추진단의 단장을 맡는 등 리벨런싱 작업의 핵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추 사장은 1974년 생으로 SK 사장단 가운데 ‘젊은 피’로 꼽힌다. SK에서 사업지원부문 및 LNG TF팀장,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부문 에너지담당, 투자1센터장 등을 지내다 2021년 SKE&S의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 추형욱 SKE&S 대표이사 사장(오른쪽)이 지난해 22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매들린 킹 호주 자원장관(왼쪽)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SKE&S >
추 사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호주 바로사(Barossa) 가스전의 상업가동 개시를 통해 SK이노베이션E&S의 가스사업 경쟁력을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E&S는 바로사 가스전에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왔으며 이번 상업가동을 통해 연간 130만 톤 규모의 LNG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
국제 정세에서도 에너지 분야에서 가스발전 사업의 수요 및 공급 증가에 우호적 흐름이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는 물론 가스까지 포함한 화석연료 개발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종전이 이뤄지면 한국에도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의 수입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때마침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E&S를 비롯해 가스 관련 기업들에 수입 물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전력도매가격(SMP)이 하락 흐름을 보이면서 가격이 낮은 가스 도입 물량의 확대를 통해 발전 사업에서의 이익 감소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때마침 연이은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가스 직도입을 통한 자가발전을 추진하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바로사 가스전의 상업가동이 SK이노베이션에 미칠 영향을 놓고 “LNG 트레이딩 물량을 기존 대비 15% 늘림에 따라 업스트림(가스개발) 사업이 발전사업에서 나타날 이익 하락분을 상쇄시킬 수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SMP 하락에도 SK이노베이션이 꾸준한 이익 체력을 유지해갈 수 있도록 하는 주춧돌의 역할이 되어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