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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추론' 시장에서 반도체 경쟁력 불안, 젠슨 황 발표에 시선 집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5-03-11 15: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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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추론' 시장에서 반도체 경쟁력 불안, 젠슨 황 발표에 시선 집중
▲ 엔비디아가 이른 시일에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S2025를 개최한다. 투자자들은 이 자리에서 젠슨 황 CEO가 인공지능 추론 분야 반도체 경쟁력 확보에 얼마나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지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비즈니스포스트]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로 관련 시장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독점체제가 곧 막을 내리게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중심축이 학습에서 추론 영역으로 넘어가는 거대한 흐름에 발맞춰 성능보다 효율성에 집중한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등장을 계기로 엔비디아의 잠재 경쟁사들이 독점체제를 무너뜨릴 기회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를 활용한 반도체는 인공지능 모델 학습에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며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시장 성장에 큰 수혜를 누렸다.

AMD와 인텔 등 기업이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추격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독점체제가 강화됐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는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고 활용 분야도 챗봇 이외 분야로 확장되며 엔비디아가 이전과 같은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모델 학습이 아닌 실제 서비스 구동에 활용되는 추론 과정에 활용되는 반도체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바클레이는 인공지능 추론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설비 투자 규모가 올해 1226억 달러에서 내년에는 2082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같은 기간 인공지능 학습에 활용되는 반도체 관련 투자는 약 20%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엔비디아 GPU 기반 반도체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모두 활용된다. 그러나 추론 과정에서는 반드시 이러한 고성능 연산 능력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

자연히 빅테크를 비롯한 주요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 수요도 가격 대비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제품으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

바클레이는 “엔비디아는 현재 인공지능 학습용 반도체 시장에서 사실상 10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추론 영역에서 점유율은 50%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간스탠리는 앞으로 데이터센터용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가운데 약 75%가 추론용 반도체로 구성될 것이라는 예측도 전했다.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판도가 완전히 달라지며 엔비디아가 해당 분야에서 차지하는 지배력도 자연히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관련 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하면 이는 반드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최근 수 년에 걸쳐 이어진 엔비디아의 가파른 성장세는 힘을 잃게 될 공산이 크다.

엔비디아는 신형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시리즈가 인공지능 학습과 추론에 모두 적합하고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는 데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빅테크 및 스타트업이 이미 설비 투자액 급증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만큼 추론 분야에서는 적극 대안을 찾을 공산이 크다.
 
엔비디아 AI '추론' 시장에서 반도체 경쟁력 불안, 젠슨 황 발표에 시선 집중
▲ 엔비디아 인공지능 추론 기술을 안내하는 이미지.
엔비디아 고성능 반도체에 의존하지 않고 효율성에 집중한 중국 딥시크 인공지능 모델의 등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딥시크 등장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대체로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부터 이어지던 ‘황금기’가 천천히 막을 내리고 있는 셈이다.

결국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추론 분야에서 GPU 기반 반도체의 높은 가격과 전력 소모량 등 약점을 만회할 만큼 충분한 성능 경쟁력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17일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향후 사업 전략과 새 인공지능 반도체 ‘블랙웰 울트라’ 시리즈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자연히 이번 콘퍼런스에서 GPU를 활용한 고사양 반도체가 인공지능 추론 분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을 소개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중국 딥시크 서비스가 출시된 뒤 외국언론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혁신은 앞으로 더 많은 고사양 반도체가 필요하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인공지능 추론 과정은 학습보다 오히려 뛰어난 연산 성능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 기술 콘퍼런스에서 발표되는 내용도 이런 주장의 연장선상에 위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반도체 주요 고객사와 투자자들에 젠슨 황의 발표가 충분한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가 향후 엔비디아 실적 및 주가에 큰 변수로 자리잡을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투자자들은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추론 시장에서도 충분한 지배력을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을 원하고 있다”며 젠슨 황의 발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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