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비전프로 헤드셋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게임 경험을 개선하는 컨트롤러를 출시할 가능성이 제시됐다. 애플의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헤드셋 '비전프로'.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프로’를 경쟁사 제품과 차별화하는 전략에 한계를 맞고 있다. 콘텐츠 활용성 측면에서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와 소니를 뒤따라 애플도 비전프로를 게임에 특화한 기기로 발전시키기 위해 전용 컨트롤러를 개발해 상용화하거나 외부 기기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IT전문지 와이어드는 11일 “애플이 제출한 새 기술 특허에서 비전프로를 게임용 기기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특허청이 최근 공개한 애플의 특허는 손목에 고리를 걸고 손에 쥘 수 있는 형태의 장치를 설명하고 있다. 이는 가상현실(VR) 헤드셋과 연동되는 기기다.
애플은 해당 기술의 상세한 용도를 밝히지 않았지만 와이어드는 이를 두고 비전프로의 활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게임용 컨트롤러로 쓰이기 적합하다는 분석을 전했다.
비전프로는 소니와 메타 등 경쟁사 VR기기와 달리 별도의 컨트롤러를 지원하지 않고 사용자의 손 동작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여러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이는 게임과 같은 콘텐츠 이용 경험에 약점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게임 이용자들은 여러 버튼이 달린 컨트롤러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비전프로에 컨트롤러를 선보이지 않은 이유는 경쟁사 VR기기와 차별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런 전략이 결국 시장에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지며 비전프로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와이어드는 “컨트롤러 부재는 게임 시장에서 비전프로의 경쟁력을 낮출 수밖에 없는 중대한 요인”이라는 게임업계 관계자의 비판을 전했다.
▲ 애플 비전프로에서 증강현실 게임을 실행하는 화면. |
애플은 소니의 가상현실 헤드셋용 컨트롤러를 비전프로와 호환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자체 컨트롤러를 출시하는 것보다 효율적 대안이다.
그러나 이는 고가의 비전프로와 경쟁사 제품 사이 차별성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은 다소 불투명하다.
반면 자체 설계한 컨트롤러를 게임용으로 선보인다면 비전프로에서 콘텐츠를 실행할 때 편의성과 독창성을 모두 높일 수 있어 경쟁력 향상에 더 기여할 수도 있다.
와이어드는 전용 게임 컨트롤러가 비전프로의 운명을 바꿀 잠재력을 지닐 수도 있다는 예측을 전하며 애플의 전략 변화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애플이 출원한 기술 특허 가운데 실제 제품으로 개발되거나 출시되는 것은 극히 소수에 그친다.
그러나 애플이 최근 아이폰을 비롯한 하드웨어 판매 부진으로 콘텐츠 사업에 더 힘을 싣는 만큼 게임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선택지로 꼽힌다.
비전프로는 경쟁사 VR 헤드셋과 달리 기기 자체에 고성능 프로세서를 내장하고 있어 훨씬 우수한 품질의 그래픽으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다.
다만 와이어드는 외부 개발사들이 비전프로 전용 게임 개발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가 변수로 남아 있다고 바라봤다.
비전프로가 시장에 충분히 보급되지 않으면 개발사들이 전용 콘텐츠 개발에 드는 비용과 비교해 충분한 수익을 거두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애플은 미국 기준 3499달러(약 510만 원)부터 판매되는 비전프로의 가격을 낮춘 후속 제품을 출시해 보급을 확대할 계획도 두고 있다. 그러나 출시 시기는 아직 미지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