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10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에서 열린 세계 에너지 콘퍼런스 현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해 석탄과 석유를 계속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10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S&P글로벌이 주최하는 ‘2025년 세계 에너지 콘퍼런스(CERAWeek Conference)’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런 주장을 내놨다.
라이트 장관은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에 필요한 더 많은 에너지 생산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그동안 조 바이든 행정부는 근시안적 시각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집중해왔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부는 비이성적이고 준종교적인 기후정책을 통해 시민들에게 끝없는 희생을 강요한 바이든 정부의 행동을 종식시킬 것”이라며 “그들이 내세운 화석연료 ‘치료법’은 그 어떤 질병보다도 파괴적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번 행사에는 라이트 장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와 토탈에너지스, 옥시덴탈 페트롤륨 등 화석연료 대기업 임직원들이 다수 참석했다.
라이트 장관은 석유 업계 출신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을 부정하는 발언을 과거 여러 차례 내놔 기후변화 부정론자로 불린다.
라이트 장관은 “나는 기후변화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저 기후 현실주의자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를 따뜻하게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태양광, 풍력, 배터리 등 수많은 수단들이 석유를 대체할 물리적인 방법은 없다”며 “지금 더 큰 문제는 기후변화보다는 에너지 빈곤”이라고 강조했다.
라이트 장관이 현장에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미국 시민 1명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으려면 연간 석유 13배럴이 필요하다.
라이트 장관은 “다른 나라 사람들도 미국인들처럼 누리려면 석유 개발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석유와 석탄은 세계를 변화시키고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으며 기대 수명을 늘리고 기회를 확대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부는 기후변화를 현대 세계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취급할 것”이라며 “모든 것이 그렇듯 어떤 행동에는 그에 따른 반작용이 나타나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을 접한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라이트 장관을 비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모하메드 아도우 파워시프트 아프리카 디렉터는 가디언을 통해 “미국이 화석연료를 개발하면서 균형을 잡았던 기후는 파괴됐다”며 “그로 인해 아프리카의 가난하고 취약한 사람들을 극단적인 기후 상황에 내던져졌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