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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채용 한파에 정체성 버렸나, '운세 서비스' 구직자 불안감 이용 비판

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 2025-03-10 16: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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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채용 한파에 정체성 버렸나, '운세 서비스' 구직자 불안감 이용 비판
▲ 사람인이 창사 이래 최초로 비채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채용시장 침체 속 돌파구 마련에 나섰지만 플랫폼 본연의 정체성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람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사람인이 창사 이래 최초로 비채용 서비스를 시작하며 채용시장 침체 속에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2년 연속 역성장을 겪은 사람인은 개인 이용자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운세 서비스를 도입했다. 그러나 채용 플랫폼 본연의 정체성과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채용 시즌 구직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사람인에 따르면 경기 침체에 따른 채용시장 위축에 대응해 비채용 서비스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운세 서비스는 그동안 채용 연계 서비스에 집중했던 사람인이 처음으로 시도한 비채용 콘텐츠다. 취업 및 이직 상담과 인생 고민 상담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는 콘셉트로 지난해 12월 채용업계 최초로 해당 서비스를 도입했고 2월 ‘포스티니’ 서비스로 재정비해 출시했다. 

사람인 관계자는 “경기 변동에 민감한 고용 시장 특성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200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비채용 서비스로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가미한 포스티니 서비스를 선보여 개인 사용자의 플랫폼 재방문율과 체류시간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채용 시즌이 끝나면 이용자 이탈률이 높았지만, 운세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를 사람인 플랫폼에 머무르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 대신 운세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선 “가볍고 접근성이 높은 콘텐츠가 사용자에게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점, 타로, 사주 항목으로 구성된 운세 서비스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전용으로 제공한다. 사람인은 운세 서비스를 앱 하단에 채용정보와 커리어 옆에 배치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사람인 이용자들은 운세 서비스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플랫폼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람인 애플리케이션 리뷰를 보면 “고용앱인지 무당앱인지 모르겠다”, “구직공고보다 역술인 광고가 더 눈에 띈다”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운세 서비스 첫 페이지에 나오는 다소 어둑어둑한 배경의 점술인들의 모습은 사람인의 밝고 전문적인 이미지와 이질감을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직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한다는 비판도 있다. 이직을 준비하는 한 구직자는 “불경기라 나가는 사람도 전무한데, 빈자리가 없어 구직난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는데 운세 서비스를 권하는 건 조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사람인이 비채용 서비스에 공들이는 이유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인은 수시채용과 이직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어 2022년 역대 최고 실적을 올렸지만 이후 채용시장 한파가 지속되면서 2년 연속 역성장했다. 매출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489억 원, 1315억 원, 1283억 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406억 원, 253억 원, 212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월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의미하는 구인배수는 0.28로 집계됐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이후 2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대기업 10곳 가운데 6곳도 상반기 신규 채용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인은 고용시장 둔화 흐름에 대응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자 2023년 회사 이름도 사람인에이치알에서 사람인으로 바꿨다. 채용을 넘어 구직자와 기업의 성장을 돕는 라이프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사람인 채용 한파에 정체성 버렸나, '운세 서비스' 구직자 불안감 이용 비판
▲ 사람인의 변화는 2024년 3월 부임한 황현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사람인의 변화는 2024년 3월 부임한 황현순 대표이사 사장이 이끌고 있다. 황현순 사장은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 중 2023년 말 영풍제지 주가 급락 사태 이후 자리에서 물러나 다우키움그룹 계열사인 사람인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황 사장 부임 이후로 기존에 준비하고 있던 비채용 서비스 확장에 더 박차를 가하게 됐다고 사람인 관계자는 설명했다.

사람인은 앞으로도 취업 준비과정에서 파생되는 비채용 서비스 상품을 개발해 비즈니스 영역 및 플랫폼 이용자 폭을 더 넓힐 계획이다.  

사람인 관계자는 “채용 플랫폼과 관련 없는 서비스 도입에 대한 비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변화 과정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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