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5-03-10 14:4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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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다르가 2024년 4월25일 ‘라이크라컴퍼니’와 기술 동맹을 강화하며 감사패를 받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제이슨왕 라이크라컴퍼니아시아 부사장, 김철웅 안다르 대표이사, 공성아 안다르 대표이사, 최원일 라이크라컴퍼니코리아 대표이사. <안다르>
[비즈니스포스트]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거뒀다. 국내 애슬레저 업계 양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경쟁사 젝시믹스보다 매출은 적지만 수익성에서는 앞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공성아 안다르 대표가 주도한 ‘D2C(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자사 온라인몰 경쟁력을 키워 유통 비용을 아끼고 몸집 불리기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10일 안다르의 실적을 살펴보면 수익성 면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안다르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368억 원, 영업이익 328억 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78% 증가했다. 2023년 역시 2022년보다 매출은 19.8%, 영업이익은 46% 증가하며 수익성 강화 기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안다르의 이러한 높은 수익성 뒤에는 공성아 대표의 꾸준한 D2C(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몸집 불리기보다 위험 부담이 적은 온라인몰 중심 경영을 이어가며 실속을 챙기고 있다.
현재 안다르는 자사 온라인몰을 통해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D2C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 매장은 전국 주요 백화점에 위치한 64개 점포로 운영을 최소화했다. 자사 온라인몰 비중을 높이게 되면 임차료, 인건비, 마케팅 등 각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D2C 전략의 또 다른 무기는 ‘직접 소통’이다. 안다르는 자사 웹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객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고 이를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몰에서는 사용자 경험(UX) 개선, 멤버십 운영, 맞춤형 마케팅 등을 통해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안다르의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는 공성아 대표 취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안다르는 2023년 2월 자체 라이브커머스 ‘안다르 라이브’를 론칭했다. 대개 라이브커머스는 플랫폼이나 대형 오픈마켓을 통해 진행되지만 안다르는 자사 온라인몰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유통 단계를 줄이고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소비자 수요를 정밀하게 파악해 제품 개발과 고객 혜택에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안다르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오프라인보다 훨씬 높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온라인 중심의 D2C 전략을 강화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안다르 싱가포르 다카시마야 매장. <안다르>
현재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로는 단연 젝시믹스와 안다르를 꼽을 수 있다. 다만 두 브랜드의 실적을 살펴보면 전략 방향이 다소 갈리고 있다.
지난해 젝시믹스는 매출 2716억 원, 영업이익 249억 원을 냈다. 안다르보다 매출은 348억 원 높았으나 영업이익은 79억 원 낮았다. 상대적으로 외형 확대에 집중한 전략이 수익성에서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젝시믹스는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외형 확장에 적극적이다. 국내 매장 수는 66개로 안다르와 비슷하지만 해외에서는 중국 10개, 일본 4개 등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가고 있다. 2022년 중국 현지법인을 세운 데 이어 2023년에는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파우첸그룹과 중국 내 유통 및 판매를 위한 독점 공급계약까지 체결했다. 대만과 말레이시아, 몽골에서도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유통 채널도 다각화했다. 백화점과 쇼핑몰뿐 아니라 면세점, 편의점까지 활용하며 매출 규모를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유통망 운영에는 필연적으로 비용 부담이 따른다. 매출은 안다르를 앞서지만 정작 수익성에서는 한발 뒤처지는 이유다.
반면 안다르는 외형 확대에 다소 보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다르의 해외 매장은 현재 싱가포르에 두 곳뿐이다. 호주 등 서구권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매장을 늘리기보다는 팝업 매장 등을 운영하며 시장 반응을 살핀 뒤 본격적인 확장을 고려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안다르는 일차적으로 팝업 매장 등 이벤트를 통해 시장 반응을 살핀 뒤 호응이 높은 지역에 정식 진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일본 오프라인 시장, 2분기 미국 시장 진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안다르가 국내에서 브랜드 입지를 안정적으로 구축해둔 만큼 올해부터 외형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안다르의 모기업 에코마케팅은 2024년 3분기 기준 94억 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 흑자를 기록했다. 2023년 340억 원의 적자를 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투자 여력이 일부 확보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적극적 투자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부터 고소득 국가 중심으로 안다르 등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하고 있으나 시장 예상보다 상당히 지연된 상황”이라며 “호주와 미국 모두 올해 2분기 본격적 글로벌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하는 만큼 하반기 일부 성과가 확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다르 관계자는 “호주나 미국 등 서구권 진출을 계획하고 있으나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해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기반을 먼저 마련해두려 하고 있다”며 “일본 등의 국가에서도 팝업 매장 등 협업 요청이 많아 오프라인에서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일지 자체적으로 평가해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