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류더인 TSMC 전 회장을 이사회에 합류하도록 하며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강화하려 하고 있지만 실제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대만언론의 비판이 나왔다. 류더인 전 TSMC 회장.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류더인 TSMC 전 회장을 이사로 영입하며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망에서 SK하이닉스를 추격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류더인 전 회장이 퇴임 직전까지 TSMC에서 맡았던 역할과 마이크론에 미칠 영향력 등 한계를 고려하면 이는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0일 “마이크론이 류더인 전 회장을 이사회에 합류시켰지만 TSMC와 협업 관계에 기여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론은 최근 류더인 전 회장을 이사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SK하이닉스와 경쟁을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됐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망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력을 앞세워 TSMC와 협력을 점차 확대하자 마이크론이 견제에 나서야 할 이유가 커졌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현재 SK하이닉스가 글로벌 1위로 자리잡고 있는 세계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추격하기 위해 TSMC와 협업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TSMC가 엔비디아와 AMD 등 고객사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사실상 전량 위탁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공급망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이 이러한 협력 관계를 염두에 두고 TSMC 전직 임원을 영입한 사례가 많았지만 그다지 큰 효과를 본 적은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류더인 전 회장의 마이크론 이사회 합류도 실제 사업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은 의문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류더인 전 회장이 2018년부터 주로 각국 정부를 상대로 대관 업무에 집중해 온 만큼 TSMC와 같은 고객사와 소통할 기회는 적었을 것이라는 점이 배경으로 제시됐다.
더구나 그가 마이크론에 실무를 담당하는 임원이 아닌 이사회 멤버로 합류하게 된다는 점도 영향력이 다소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혔다.
따라서 마이크론의 류더인 전 회장 영입은 충분한 명분을 갖추고 있지만 실익을 보기는 어려운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류더인 회장은 2013년부터 TSMC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다 2018년 회장에 올랐다. 지난해 임기를 마치며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CEO에 자리를 물려주고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인텔의 차기 CEO 후보에 거론될 정도로 반도체 업계에서 능력과 경험을 인정받아 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