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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위기의 삼성전자 재무 안정성과 기술 초격차 사이, CFO 박순철의 줄타기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5-03-1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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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저널] 위기의 삼성전자 재무 안정성과 기술 초격차 사이, CFO 박순철의 줄타기
▲ 박순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삼성전자>
[씨저널] 박순철 삼성전자 DX부문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어깨가 무겁다.

이른바 '삼성전자 위기론' 속에서 회사의 잠재력과 가용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위기론은 반도체(DS) 부문의 부진으로 시작됐지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맞물려 있어 박 실장에게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 박순철, 미래전략실 DNA를 지닌 CFO

박순철 실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단행한 인사에서 15년 만에 부사장 직급으로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게 됐다.

이는 '안정 속 혁신'이라는 기조아래 검증된 리더십과 미래 리더 후보를 전면에 배치하려는 삼성전자의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의 CFO는 단순히 재무전문가를 넘어 이사회에 참여해 계열사 사이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미래전략을 수립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그 무게감은 남다르다.

박 실장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의 신뢰를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래전략실은 과거 삼성전자의 최종 컨트롤타워로서 회장 비서실,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으로 명맥이 이어져 왔으며 현재는 사업지원TF, 금융 경쟁력 제고TF, EPC 경쟁력 강화TF 등의 3개의 TF가 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박 실장은 1966년 태어나 연세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영국법인 지원팀, 미래전략실 전략팀을 거쳤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사업부와 무선사업부 등 현업부서 지원도 경험해 폭넓은 노하우를 지닌 인물로 평가받는다.

전무로 승진한 2020년부터 2년 간은 사업지원TF에 소속됐고 2022년부터는 MX사업부 지원팀장을 맡았다. 

이런 경력을 통해 박 실장은 경영목표 설정, 성과평가, 개선방안 도출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 삼성전자 DS부문 부진과 엑시노스의 위기, 박순철의 원가 개선 부담

삼성전자는 2024년 4분기 DS부문의 영업이익이 2조9천억 원을 보면서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을 냈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사인 SK항이닉스에 주도권을 뺏긴 것과 함께 엑시노스 AP의 부진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엑시노스 AP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탑재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 부진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엑시노스 AP의 부진은 단순히 시스템LSI 사업부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모바일 사업부의 수익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삼성전자가 퀄컴의 AP에 의존성이 높아지게 될수록 퀄컴이 제시하는 높은 가격을 받아들일 수박에 없어 원가부담은 커지게 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퀄컴의 AP 가격 인상에 따라 원가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삼성전자 DX부문의 MX사업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퀄컴은 차세대 스냅드래곤 AP가 출시될 때마다 최대 30% 가량의 가격인상을 밀어 붙여왔고 삼성전자는 2023년에는 스마트폰 평균 제조비용의 18%를 퀄컴 AP 구매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수치는 2022년 12.8%에서 40% 증가한 수치다.

박순철 실장으로서는 DS부문과 협력을 통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할 이유가 큰 셈이다.

◆ 삼성전자 위기 돌파를 위한 박순철의 노력과 역할

박순철 실장과 삼성전자는 실제로 엑시노스 AP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부문 사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DS부문과 DX부문 사이 협력을 통해 2025년 하반기 출시될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엑시노스 2500의 진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또한 차량과 확장현실 등 다양한 응용처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작업에도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 실장과 삼성전자는 또한 퀄컴 AP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대만 미디어텍 AP를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디어텍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겨냥한 AP를 출시하면서 퀄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삼성전자의 원가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탭S10에 미디어텍 AP를 적용하면서 협력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있다.

박 실장은 이런 일련의 노력들을 최고재무책임자로서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 대외적 불확실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박순철 실장 앞에는 엑시노스 AP와 시너지를 찾는 것 외에도 산적한 과제들이 놓여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IT 수요 둔화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따른 혼란한 정국은 대외적 불확실성을 키워 삼성전자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서다.

박 실장은 이런 어려운 조건을 헤쳐 나가면서 '재무 안정성 확보'와 '기술적 초격차 경쟁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에서도 박 실장이 삼성전자의 '곳간지기'로서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 삼성전자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길 기대하고 있다.

박 실장은 2025년 1월31일 열린 삼성전자 콘퍼런스콜에서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경영진 모두 현재 경영상황이 쉽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와 주요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재 이슈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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