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 때문에 울던 자동차주가 트럼프의 '선별적 관세 완화' 조짐에 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아가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
6일 기아 주가는 전날보다 2.19%(2100원) 오른 9만8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 6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산 자동차 대상 관세면제 소식이 전해지며 기아 주가가 2% 넘게 올랐다. |
5일(현지시각)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멕시코·캐나다 대상 25% 관세부과를 자동차 한정으로 1개월 동안 적용하지 않겠다는 소식이 전해진 영향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발표에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거쳐 수입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1개월 면제하겠다”고 밝혔다.
발표 뒤 뉴욕증시에서 자동차·부품 업종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제네럴모터스(7.21%) 포드(5.76%) 스텔란티스(9.24%) 등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사 3곳 모두 큰 폭의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는 멕시코에 공장을 가진 기아가 관세 면제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아는 2014년 9월 멕시코 몬테레이에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16년 5월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몬테레이 공장은 연간 30만 대 생산능력을 갖췄고 지난해 약 25만 대를 생산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아멕시코는 지난해 자동차 약 16만7천 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의 전체 미국 시장 판매량 가운데 18%에 달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멕시코에 관세가 부과되며 기아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었다”며 “이번 관세 면제 조치로 정책적 위험이 완화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아뿐 아니라 자동차 업종 전반의 주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우려로 자동차 업종의 기업가치가 낮아졌던 만큼 관세가 사라진 것이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뒤 현대차(-9%) 기아(-0.4%) 자동차 업종 종합(-2%) 등 자동차 관련주들의 코스피 대비 상대주가 수익률이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투자자들이 관세 면제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국내증시에서 자동차 업종 주가는 전날보다 1.59% 올랐다. 자동차부품 업종 주가도 1.36% 올랐다.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은 남아있다. |
트럼프가 캐나다와 멕시코 자동차에 관세를 유예한 이유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멕시코는 지난해 미국에 자동차 277만 대를 수출했다. 미국 대상 자동차 수출국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제네럴모터스,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대표 자동차 3사의 비중이 50% (GM 71만대, 포드 36만대, 스텔란티스 31만대)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완성차 수출뿐 아니라 공급망도 얽혀 있어 미국 자동차 산업이 관세 부과의 가장 큰 피해자로 꼽혀왔다.
캐나다·멕시코 수입품목 가운데 자동차에만 관세 부과를 미룬 것도 자동차 3사의 요청 때문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드, GM, 스텔란티스 회장들은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통화해 자동차 관세 유예 가능성을 논의했다.
다만 관세 완전 폐지가 아닌 한 달 면제이기에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다음달 발표될 미국 자동차 관세 정책에 한국이 포함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김준성 연구원은 “4월 초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과 멕시코산 자동차 관세 부과 재개 가능성이 공존하는 만큼 기업가치의 구조적 개선 여부는 해당 내용이 확인 된 뒤에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