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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에 투영된 4대 금융지주 본색? KB '균형감'부터 우리 '내부통제 강화'까지 다양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5-03-06 16: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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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진용을 새로 짰다.

올해 4대 금융은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도 사외이사 수를 그대로 유지한다. 4대 금융의 이사회 체제가 그만큼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사외이사에 투영된 4대 금융지주 본색? KB '균형감'부터 우리 '내부통제 강화'까지 다양
▲ 2025년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수는 2024년과 같은 32명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이번 사외이사 인사에서 KB금융은 학구적 기조를 바탕에 둔 균형감, 신한금융은 일본 전문가 영입을 통한 글로벌사업, 하나금융은 교체를 최소화하는 안정감,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쇄신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3월 말 4대 금융지주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이변 없이 통과하면 올해 4대 금융지주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모두 32명의 사외이사가 일하게 된다.

4대 금융이 모두 사외이사 수를 전년도와 같게 유지하는 것은 우리금융이 출범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4대 금융 사외이사 수는 2019년 31명으로 시작해 2021년 33명, 2022년 34명으로 늘어난 뒤 2023년 30명으로 줄었다. 이후 지난해 3월 주총을 거치며 현재의 32명 체재를 갖췄다.

2020년에도 사외이사 수는 31명이었는데 당시는 2019년과 비교해 신한금융이 1명 줄이고 우리금융이 1명 늘리면서 같은 수를 유지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화두였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 기조 속 이사회와 사외이사의 역할이 강조되며 최적의 체제를 찾기 위한 변화를 이어온 것인데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여성 사외이사가 크게 늘어난 점도 ESG경영 기조가 불러온 주된 변화로 꼽힌다.

5년 전인 2020년 만해도 4대 금융지주의 전체 사외이사 31명 중 여성은 4명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전체 사외이사 32명 가운데 12명이 여성으로 채워진다.

지난해 10명에서 2명 더 늘어난 것으로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37.5%에 이른다. 2020년 12.9%와 비교하면 5년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각 금융지주별 사외이사 변화를 보면 KB금융은 학구적 이미지를 이어가며 예년과 마찬가지로 균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여겨진다.

KB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최장 기간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KB금융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 사외이사 7명과 상임이사 1명, 비상임이사 1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동시에 교수 등 학계와 여성 사외이사 영입에 적극적 모습을 보였는데 올해도 권선주 이사(전 IBK기업은행장)와 오규택 이사(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자리에 차은영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영입하며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가운데 5명(71%)이 교수와 연구원 출신, 4명(43%)이 여성으로 4대 금융 가운데 학계 출신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이 가장 높았는데 올해도 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사외이사에 투영된 4대 금융지주 본색? KB '균형감'부터 우리 '내부통제 강화'까지 다양
▲ KB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왼쪽)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 < KB금융 >

KB금융은 사외이사 임기도 최대 5년으로 제한해 최대 6년을 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선진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은 이번 사외이사 인사에서 양인집 어니컴 대표와 전묘상 스마트뉴스 운영관리총괄 등 2명을 새로 영입하며 글로벌사업에 힘을 실었다.

양인집 후보는 일본에서 공부를 하고 주일한국기업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전묘상 후보는 일본에서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딴 회계재무전문가로 일본정책투자은행에서 일하는 등 둘 다 일본 전문가로 평가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17%를 해외에서 올리는 등 4대 금융 가운데 글로벌사업을 가장 잘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사외이사진에 글로벌사업에서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해외전문가를 영입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은 전묘상 사외이사 후보 영입으로 KB금융을 제치고 여성 사외이사 비중도 4대 금융 가운데 가장 높아졌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가운데 4명이 여성으로 여성 비중이 44%에 이른다.
 
사외이사에 투영된 4대 금융지주 본색? KB '균형감'부터 우리 '내부통제 강화'까지 다양
▲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양인집 대표(왼쪽)과 전묘상 스마트뉴스 운영관리총괄. <신한금융>

전묘상 후보는 1980년생으로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다. 4대 금융 사외이사 가운데 1980년대생은 우리금융 박선영 이사(1982년생) 이후 2번째다.

하나금융은 안정이 강조된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5명 가운데 1명만 교체한다. 이정원 사외이사(전 신한DS 대표) 자리에 서영숙 전 SC제일은행 전무가 영입되는데 금융인 출신이 빠지는 자리에 금융인 출신을 그대로 선택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연임을 앞둔 가운데 안정적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인사로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가 기존 2명(22%)에서 3명(33%)으로 늘어나는 등 다양성 측면에서 변화 기조를 이어갔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 가운데 사외이사진에 가장 큰 변화를 주며 내부통제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우리금융은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5명 가운데 윤인섭 이사(전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를 제외한 4명을 새로 선임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감사위원 4명도 전원 교체한다.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고 리스크(위험)관리위원회 위원도 3명에서 4명으로 확대한다.

동시에 사외이사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2019년 지주 출범부터 이어졌던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 겸직 관행도 없앤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의 부당대출 의혹이 터지는 등 부실한 내부통제로 홍역을 치렀는데 사외이사 쇄신을 통해 내부통제 강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다만 현재 지주와 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윤수영 이사(전 키움증권 부사장)에 더해 지주 사외이사인 신요환 이사(전 신영증권 대표)가 새롭게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합류하면서 제도 시행 초기 지주 인사가 은행으로 그대로 옮겨간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4대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다양한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조언을 주고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리”라며 “책무구조도 시행 등으로 사외이사의 역할이 지속해서 커지고 있어 이사회 내 추천위원회도 사외이사 추천에 더욱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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