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르웨이 채굴 기업 발라리스가 운영하는 석유 및 가스 해상시추선이 영국 사우스포트 해안에서 시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저탄소 경제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기관 및 민간 투자자들이 보유한 화석연료 관련 자산의 경제적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영국 지속가능투자금융협회(UKSIF)와 트랜지션 리스크 엑서터가 공동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석유 및 석탄 채굴 산업 관련 인프라와 자산 등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경제적 가치를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2040년까지 경제적 가치를 상실하는 세계 자산 규모는 약 2조3000억 달러(약 3060조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갈수록 저렴해지고 있는 재생에너지와 기후정책 후퇴에도 지속되는 탈탄소화 노력 등을 고려하면 화석연료 산업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상실되는 시기가 화석연료 기업들이 예측한 것보다 빠르게 찾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알렉산더 영국 지속가능투자금융협회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를 통해 "너무 많은 석유 및 가스 회사가 탈탄소화된 세계에서 실현되지 않을 수요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대중에게 향후 그 부담이 전가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손실 위험을 상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화석연료 수요가 감소하면서 번창하게 될 산업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은 자산 가치 상실의 우려가 가장 큰 국가 가운데 하나로 지목됐다.
영국 펀드매니저들은 보유자산의 가치 상실로 인해 2040년까지 누적 1505억 달러(약 200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동안 영국 국민연금도 보유자산의 약 17%에 달하는 약 190억 달러(약 25조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평가됐다.
알렉산더 최고경영자는 "단기적으로는 석유 및 가스 탐사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는 있다"며 "그러나 이는 세계의 탈탄소화 트렌드와 일치하지 않고 있어 (자산 운용 기관들의) 경제적 재조정이 더 극적으로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