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CI가 그룹 내 대표 재무전문가를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앉힌다.
오너 일가 위주로 참여하던 OCI 이사회에 오랜 기간 살림을 책임진 김원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합류시켜 재무안정성에 공을 들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주력 계열사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사업다각화 기조를 강화하는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OCI 인적 분할에 따라 2023년 실적에 1~4월분이 반영되지 않은 효과가 있었다. OCI는 지난해 4분기만 떼어놓고 보면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직전 3분기보다 15% 늘었지만 매출은 12% 감소했다.
▲ OCI는 사업확장 기대를 걸고 있는 피앤오케미칼 완전자회사화에 따른 재무 부담도 안고 있다.
OCI는 사업확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피앤오케미칼의 완전 자회사화에 따른 재무 부담도 안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기업 포스코퓨처엠은 2020년 OCI와 손잡고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소재를 생산하기 위해 피앤오케미칼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포스코퓨처엠 51%, OCI 49%였다.
피앤오케미칼은 매출을 늘리고 있지만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순손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피앤오케미칼을 구조조정 1순위로 점찍었다. 반면 OCI는 소재 영역을 확대할 기회로 보고 포스코퓨처엠이 쥔 지분을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김유신 OCI 사장은 지난해 피앤오케이칼 지분 인수를 결정할 당시 “OCI는 이번 인수로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첨단 소재사업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피앤오케미칼과 시너지를 적극 창출하고 첨단 소재 분야에서 사업 확장 기회를 발굴해 반도체·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관점에서는 CFO의 이사회 등판으로 지주사가 출범한 이후 보다 많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이사회 구성원을 늘리며 경영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OCI그룹은 지난해말 인사에서 그룹 전체 CFO도 교체하며 재무건전성 확보에 공을 들였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11월 이수미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COO와 CFO를 겸임하도록 했다. 이 부사장은 과거 ‘그룹 내 최소 여성 임원’ 타이틀을 얻은 1972년생으로 창사 이래 첫 여성 부사장에 올라 OCI가 경영기조에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여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