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5-03-04 16: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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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G모빌리티(KGM)가 처음 내놓는 하이브리드차(HEV) 모델 ‘토레스 하이브리드’가 출시되기도 전에 '옵션 장사'를 하는 것 아니냐며 소비자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출시 전 온라인 등에서 유출된 토레스 하이브리드 가격 체계를 보면 각종 옵션을 제외한 차량 가격은 다른 경쟁 차종에 비해 낮아 보이지만, 요즘 웬만한 차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이나 하이패스 등의 옵션을 더하면 별반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게 소비자들 불만의 핵심이다.
▲ KG모빌리티 '토레스 하이브리드'. < KG모빌리티 >
4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GM의 올해 내수 판매 전략 차종인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둘러싼 소비자 불만이 출시 전부터 터져나오고 있다.
유출된 차량 가격을 보면 기본 트림인 T5는 3140만 원, 상위 트림인 T7은 3635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수치만 보면 다른 SUV 하이브리드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KGM은 토레스 하이브리드 옵션을 나누면서 소비자 대부분이 필수로 생각하는 사양들을 선택 옵션으로 빼서 별도 가격을 매겼다.
T5는 밸류업 패키지(120만 원)와 12.3인치 KGM 링크 내비게이션 패키지(120만 원)가 선택 옵션으로 정해졌다. 밸류업 패키지에는 하이패스 시스템과 전기 변색 미러(ECM), 전방 주차 보조 경고 등이 포함된다. 밸류업 패키지를 선택해야 하이패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패키지는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경쟁 차종인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2025년형 모델에서는 12.3인치 내비게이션 옵션을 선택해야 하이패스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지만, 토레스 하이브리드보다 31만 원 저렴한 89만 원에 제공한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내비게이션 패키지에는 12.3인치 터치스크린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무선 맵 업데이트,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음성인식 기능, 조향 연동 및 다이내믹 주차 가이드가 포함된 후방 카메라, AM·FM 라디오, 블루투스 뮤직 등 포함된다.
▲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기아>
이 패키지 역시 선택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내비게이션 맵을 무선으로 업데이트조차 할 수 없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내비게이션 맵 무선 업데이트가 기본 적용된다.
밸류업 패키지와 내비게이션 패키지를 선택하고, 운전석 무릎 에어백까지 추가하면 T5 가격은 3405만 원까지 오른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에 12.3인치 내비게이션을 추가하고 타이어 휠을 비슷한 사양으로 맞추면 3460만 원 가량인데,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 사이에선 벌써부터 ‘이 가격이면 완성도와 서비스 등 비교해 봤을 때 스포티지 하이브리를 사지, 토레스 하이브리드를 살 이유가 있냐’는 비판이 나온다.
최근 출시되는 중형차에 기본 탑재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T5에는 제공되지 않는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에는 최하위 트림인 프레스티지에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T5에서는 아예 옵션으로도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선택할 수 없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이용하고 싶으면 무조건 상위 트림인 T7를 구매해야 한다.
토레스 자동차 커뮤니티 이용자 A씨는 “옵션을 보니 실망이고, 이대로면 망할 것”이라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이제 필수인데, 옵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KGM은 전기차 토레스 EVX에서는 하위 트림에도 기본으로 내비게이션 패키지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제공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면서 이를 옵셥으로 분리했다. 소위 ‘옵션 장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는 그래서 나온다.
또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 B씨는 “옵션을 따져보면 싼 가격이 아니고, 옵션질이 너무 심하다”며 “토레스 하이브리드 대신 다른 차량을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