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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이사회 물갈이에도 '임종룡 원톱' 불변, '권력'만큼 막대해진 '책임'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5-03-04 16:4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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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의 책임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진에 새 인물을 대거 추천하면서 새로운 지배구조 체제를 선언했다.
 
우리금융 이사회 물갈이에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원톱' 불변, '권력'만큼 막대해진 '책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다만 임 회장 1인으로 구성된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원톱 체제'를 이어간다.

4일 우리금융 공시를 보면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이영섭, 이강행, 김영훈, 김춘수 이사를 신임 사외이사로, 윤인섭 이사를 연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사내이사 선임과 관련된 안건은 없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유지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사회 구성은) 신임 사외이사 선임을 마친 뒤 이사회에서 새로 논의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기존 체제 유지가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업계에서는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지주 이사회 합류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였다. 

우리금융이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구성하고 있어서다. 이러한 우리금융 이사회 구성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지주들은 대부분 핵심계열사 수장인 은행장을 비상임이사 등으로 선임해 이사회에 참여하게 하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계열 은행장들이 지주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한다.

KB금융은 올해 임기를 시작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지주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렸다. 신한금융도 연임에 성공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지주 기타비상무이사 직을 이어간다.

하나금융 이사회의 사내이사는 함영주 하나금융 대표이사 회장과 이승열 하나금융 부회장, 강성묵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증권 사장 등 3명이다.

이들이 지주 이사회에서 맡는 역할도 다양해지는 분위기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처음으로 신한금융 이사회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위원회에 합류했다. 

하나금융에서는 이승열 부회장이 이사회 내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강성묵 부회장이 소비자 리스크관리 위원회에 참여한다.

우리금융도 기존에는 은행장이 비상임이사(기타비상무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여했다. 다만 2023년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뒤로 조병규 전 우리은행장과 정진완 현 우리은행장 모두 지주 이사회 구성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금융의 이사회 구성은 ‘지주는 전략, 자회사는 영업’이라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영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장이 그룹사 ‘전략’의 중심인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기보다 은행 경영에 오롯이 집중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임 회장은 이번에 이사회 구성에서 대규모 변화를 결심하면서도 단독 대표이사 체제를 지속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이번 사외이사진 재편을 두고 “새로운 이사회가 우리금융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건전한 지배구조 확립을 이끌어 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건전한 지배구조를 언급했던 만큼 사내이사 구성을 다변화할 명분도 충분했던 셈이다.

지주 이사회에 은행장 등이 사내이사로 참여하는 것은 지주 회장 유고시 지배구조 안정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 다수의 경영 참여로 특정 사내이사에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

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장이 지주 사내이사로 참여하는 것은 은행이 핵심계열사인 만큼 그룹 경영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복수 사내이사 선임은) 지주 회장 유고시 대행 체제를 빠르게 준비하기 위한 이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업계 다른 관계자도 “회장 유고시 업무 승계 절차 등을 고려했을 때 조직의 안정성 측면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금융당국에서 이야기하는 예측 가능한 후계 구도 양성을 위해서도 긍정적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단독 사내이사 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임 회장에게 주어진 책임경영 과제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단독 사내이사 체제에서도 지배구조, 내부통제에 허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 관점에서는 단독 사내이사 체제가 책임경영 의지를 내보이기 위한 결정일 수 있다. 사내이사로서 지주 경영 전반에 참여하는 권한을 홀로 가지는 만큼 이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에게 있어서다.
 
우리금융 이사회 물갈이에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930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원톱' 불변, '권력'만큼 막대해진 '책임'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사외이사 양성 및 역량 강화 업무협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2월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익척 관련 부당대출 금액 가운데 임 회장 임기에 취급된 금액을 따로 명시했다.

전체 730억 원 가운데 62%인 451억 원이다. 임 회장이 우리금융 내부통제 부실 문제 관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셈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임 회장이 임기를 채워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도 현 상황에 책임을 지고 수습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 원장은 2월 은행장 간담회 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임 회장이 임기를 지키고 지배구조(거버넌스)가 흔들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거꾸로 회장님이나 행장님 입장에서 보면 본인들이 직을 걸고 체질 개선 및 환골탈태를 이끌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임 회장은 책임경영을 위해 우리금융 내부통제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최근 '내부통제 현장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현장의 내부통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룹 자회사 14곳을 직접 방문하면서 그룹 차원의 내부통제 체계 강화와 윤리경영 실천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임 회장은 자회사 현장방문에서 “올 한해 우리금융이 고객과 시장으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종합금융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체계 전반을 정교하게 고도화하고 윤리적 기업문화를 반드시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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