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이 7년 만에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에 다시 도전할지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유 사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공지능(AI) 사업에 주목하며 수익화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인터넷전문은행은 AI 기술과 금융 서비스 결합을 통해 AI 수익을 확장하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사진)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SK텔레콤 > |
4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SK텔레콤은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은 현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더존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모두 6개 컨소시엄이다.
SK텔레콤이 참여를 고려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은 현대해상, 렌딧, 트래브월렛, 삼쩜삼, 현대백화점, 네이버클라우드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뿐 아니라 IBK기업은행도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에 걸쳐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할 예정인데, SK텔레콤도 조만간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뱅크 컨소시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금도 컨소시엄 참여가 계속되고 있다”며 “IT와 금융 관련 회사 몇 곳과 사업참여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아직 참여가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유 사장이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하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경쟁에서 유뱅크는 상당한 이점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평가 때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혁신성에 높은 배점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과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도전할 때마다 AI, 블록체인 등의 기술력으로 혁신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SK텔레콤은 이동통신 3사 가운데 AI와 양자암호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다른 컨소시엄과 비교해 혁신성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의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은 자사 AI 사용자를 늘리고 수익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금융 서비스 추천 등 SK텔레콤 기술력을 금융 사업에 다양하게 접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2월 현대해상과 협업을 통해 SK텔레콤의 AI 비서 ‘에이닷’을 보험 서비스에 접목, 새로운 보험 서비스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신한은행과 함께 SK텔레콤의 AI 기반 동시통역 솔루션을 활용해 금융상담을 시각화하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SK텔레콤이 개발하고 있는 양자암호기술도 해킹이나 피싱 위협에 노출되기 쉬운 금융 서비스의 보안성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K텔레콤은 앞서 2015년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고, 2019년에는 키움증권과 함께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컨소시엄 참여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