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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분양 성수기 효과' 실종, '4월 위기설'에 대형 건설사도 재무개선 온힘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5-03-04 14: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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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0.’ 성수기로 여겨지는 3월 서울에서 예정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올해는 단 한 곳도 없다. 

건설경기 침체 아래 미분양 위험이 커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 중견 건설사 5곳 법정관리행이 결정된 가운데 대형 건설사도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 분주한 모양새다.
 
3월 '분양 성수기 효과' 실종, '4월 위기설'에 대형 건설사도 재무개선 온힘
▲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건설업계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3월 서울 지역에서 예정된 아파트 분양 예정 사업장이 2년만에 단 한곳도 나오지 않은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분양 일정을 잡기 어려운 상황때문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지난해말 분양을 계획했던 물량을 올해 초까지 미루는 사례가 나오지만 여전히 일정을 확정짓기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진다.

통상 성수기로 여겨지는 3월 훈풍이 올해는 불지 않은 셈이다. 

특히 국토부 주택통계를 보면 ‘악성 미분양’으로 여겨지는 ‘준공 후 미분양’ 건수는 1월말 기준 2만2872호로 지난해 12월말보다 6.5%(1392호) 증가했다. 

이는 2013년 10월(2만3306호)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준공 후 미분양 가운데 80.6%(1만8426호)가 지방 물량이었다.

아파트를 지어놓고도 팔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에는 엄청난 폭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중견 건설사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지난 2월28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올해 초 회생절차 공고가 난지 약 한 달여만의 일로 2023년 말 기준 800%를 넘기는 부채비율에 재무 부담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 신동아건설과 대저건설, 안강건설, 삼부토건 등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형 건설사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공들인 신사업까지도 정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환경 자회사와 함께 해상풍력구조물 아시아 1위 기업인 SK오션플랜트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GS건설은 글로벌 수처리·환경 기업 GS이니마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이밖에 서울 서초구 사옥을 비롯해 보유 부동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보유자산 효율화를 통해 2026년에는 부채비율을 15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용평가업계는 올해 부동산시장 전망이 어두운 만큼 건설업계의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된 만큼 2~3년 전 줄었던 착공 실적이 건설사의 현재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착공실적은 2021년에는 58만4천 호에 이르렀지만 2022년 38만3천 호까지 줄었고 2023년에는 24만2천 호까지 떨어졌다. 2024년에는 30만5천 호로 여전히 이렇다할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를 두고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2022년부터 착공 실적이 급감해 올해는 외형이 감소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며 “초기 분양성과 저하와 수주·착공 감소로 선수금 유입이 감소하며 운전자본 부담이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물론 기준금리 인하기에 접어든 점은 건설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리가 내려 대출이 늘며 부동산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3월 '분양 성수기 효과' 실종, '4월 위기설'에 대형 건설사도 재무개선 온힘
▲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부동산PF 등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뜻을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월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지난 2월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내렸고 시중은행 가운데 우리은행 같은 곳은 이를 곧바로 반영해 대출 가산금리를 인하하기도 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기준금리가 2%대로 내려온 것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며 “특히 우리은행은 미리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해 주택담보대출상품 가산금리를 낮추기로 결정했고 이는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은행뿐 아니라 정부도 여전히 건설업계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혹한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 모두 지난 2월 국회에 출석해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정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월말 기준금리 인하 뒤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을 살릴 것이 아니라 산업이 안정되도록 해야 한다”며 “건설업을 다 살려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를 해결하자면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는 면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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