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체거래소(ATS)의 출범으로 편해지는 건 국내 투자자들만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에 나가 있는 한국인들의 거래 가능 시간도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해외에 나가 있는 국내증시 투자자들의 편의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
특히 현재 거주하는 지역의 시차로 인해 기존 한국거래소의 정규장에 참여가 어려웠던 이들에겐 더욱 반가운 소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4일 국내 첫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한다.
국내증시는 그동안 한국거래소 단독 체제로 오랫동안 유지돼 왔다. 그 결과 서비스개선, 수수료 절감 등에 대한 유인이 부족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업계에서는 대체거래소 출범을 준비했는데 그 결과물이 넥스트레이드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경쟁체제를 통해 여러 이점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주식매매 시 유관기관 수수료는 넥스트레이드가 한국거래소보다 20~40%가량 저렴하다.
그보다 더 큰 편리함은 거래시간 확대이다. 현행 한국거래소 정규장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이나 넥스트레이드는 선행장과 후행장을 포함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거래시간이 대폭 늘어난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거래소 정규장 마감 시간 뒤에도 발생하는 여러 이슈에 더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에 거주하는 국내증시 투자자들에겐 더 희소식이다.
아시아 등 한국과 시차가 크지 않은 국가에 거주하는 투자자들과 달리, 한국과 밤낮이 바뀌는 시간대에 위치한 국가들의 경우 그동안 현지 투자자들의 불편이 컸다.
예를 들어 미주 국가의 경우 지역에 따라 한국과 시차는 12~15시간 수준이다.
시차가 12시간이라고 가정하면 그 지역에 살고 있는 한국인 투자자 A가 국장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9시부터 새벽 3시30분까지다.
앞서 미국증시에 참여하는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도 증권사들이 ‘미국증시 주간거래’ 서비스를 도입하기 전까진 뜬 눈으로 밤을 보내야 했던 것과 같은 이치다.
물론 A가 현지시각 오후 9시부터 취침 전까지 국장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퇴근 후 가족과의 여가시간, 교우 활동 등을 고려하면 불편함이 적잖았다.
이들의 불편함은 크게 개선된다. 특히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한국 시간 기준 거래 마감시간이 오후 3시30분에서 저녁 8시로 늘어나는 점에서 그렇다.
가령 A가 현지 아침 기상한 뒤 국내증시를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가정할 경우 기존에는 이미 장이 마감된 상황이다.
▲ 기존에 거래소 단독 체제에서는 오후 3시30분에 장이 마감됐다. |
그러나 넥스트레이드 출범 이후엔, 아침 8시까지 거래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더욱 유연하게 국내증시에서 투자할 수 있다.
물류회사에 다니는 20대의 김 모 대리는 취업 후 회사 사정으로 인해 남미의 한 국가로 파견 나와 있다. 그는 “대체거래소가 출범하면 금요일 국장에도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가 거주하는 지역은 한국과 약 13시간 시차가 나는데 한국에서 금요일 오후 3시30분에 장이 마감했을 경우 현지 시각은 목요일 오전 2시30분이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 출범으로 장마감 시간이 4시간30분 늘어나므로 김 대리는 이제 현지시각으로 목요일 아침에 일찍 기상하면 국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국내증시가 미국증시에 비해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해외 거주 국내 투자자들의 반가움이 배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 소속으로 얼마 전 미국으로 한 달가량 출장을 다녀온 30대의 손 모 과장은 국장에 참여도가 높은 투자자다.
손 과장은 “출장 당시 국장 거래를 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