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를 앞둔 크래프톤의 신작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이름이 바뀐다. 사진은 다크앤다커의 이미지. |
[비즈니스포스트] 크래프톤이 개발 중이던 모바일 게임 ‘다크앤다커 모바일’이 결국 ‘다크앤다커’라는 이름을 버린다.
크래프톤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인기 지적재산권(IP)를 확보했지만, 연이은 논란과 법적 분쟁 속에서 리스크를 감당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고 결국 IP를 포기했다. 이에 새로운 IP로 출시되는 게임이 부정적 이미지를 씻고 성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다크앤다커 모바일’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아이언메이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게임의 IP를 새롭게 설정하고 브랜드명도 변경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신생 게임개발사 아이언메이스와 다크앤다커 IP 계약을 2023년 8월 체결한 뒤 모바일 버전을 개발해 왔으며 현재 미국과 캐나다 지역에서 게임을 소프트 론칭한 상태다.
개발 막바지 단계에서 이 같이 급작스러운 변경을 결정한 것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라이선스 계약 해지로 이름 변경과 더불어 게임에 이미 반영된 원작 IP 요소, UI 등도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언메이스 측은 “크래프톤과 세부적인 계약 종료 내용을 협의 중”이라며 “원작사로서 IP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작 ‘다크앤다커’는 신생 게임사 아이언메이스가 개발한 익스트랙션 RPG로,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넥슨의 비공개 프로젝트 ‘P3’ 데이터를 유출해 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수년간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지난 13일 1심 판결에서는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 않았으나 넥슨이 부정경쟁행위와 관련해 일부 승소하며 85억 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아이언메이스가 넥슨의 영업기밀을 활용해 게임을 개발했다는 점이 법적으로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다크앤다커’ 원작이 넥슨과 법적 분쟁에 휘말린 가운데서도 자사의 모바일 버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마케팅을 위해 원작 IP만 활용했을 뿐 모바일 버전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는 주장이다.
▲ 크래프톤은 26일 아이언메이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1년 반만에 해지했다고 밝혔다. |
크래프톤은 한때 아이언메이스 인수를 검토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나 판결 이후 결국 거리를 두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의 이 같은 결정이 1심 판결 이후 내려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저작권 침해는 인정되지 않아 모바일 버전 개발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판결되면서 법적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크래프톤 측은 게임명 변경의 배경에 대해 “글로벌 시장 확장을 위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타이틀을 변경, 확장 가능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법적 분쟁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법적 분쟁 외에도 크래프톤이 ‘다크앤다커’의 IP가치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크래프톤이 해당 IP를 확보한 것은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은 원작의 힘을 빌려 게임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법적 공방 장기화되고 유사한 게임들이 시장에 늘어나면서 IP 인기가 계약 당시와 비교해 한풀 꺾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최근 소프트 론칭된 모바일 버전에서 확인됐듯 PC판과 차별화된 요소가 많아 원작 유저들의 유입이 적었다는 점도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라이선스 계약은 철회했지만 결과적으로 크래프톤의 전략적 판단이 논란이 되며 회사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논란이 된 IP 확보 과정에서 국내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았고, 이후 넥슨과 아이언메이스 간의 법적 분쟁이 수년 동안 이어지는 동안 크래프톤도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애초에 별도로 개발되던 게임에 IP만 활용한 것이었기에 원작과 차이가 이미 컸다”는 반응과 함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다가 결국 IP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이번 결정을 통해 ‘논란작’이라는 부담을 덜어낸 만큼 향후 게임의 흥행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현재 소프트 론칭된 ‘다크앤다커 모바일’은 대체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들 사이에서 초반 유저층을 확보하며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출시는 올해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