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GTX-A노선 일부 구간(수서-동탄)을 시작으로 광역급행철도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정차역이 들어설 인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GTX가 호재로 집값 상승의 호재였다는 분석이 많았다.
다만 GTX-B,C의 착공이 1년 넘게 지연되면서 이들 노선이 지날 서울 외곽과 수도권에서는 점차 기대감이 시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와 맞물려 들썩이는 일명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동)’ 등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경기침체 탓에 집값이 하락 추세를 보였지만 GTX 호재가 한풀 꺾인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GTX-B 인천대입구역이 예정된 인천 송도는 최근 집값이 꾸준히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송도에 위치한 주요 단지들의 실거래가를 종합해보면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에서 올해 2월 기준으로 1년 동안 집값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부에서는 최대 2억 원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를 포함한 인천 연수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2월24일 기준으로 1년 전보다 0.30%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서도 6주 연속 하락했다.
GTX-B의 다른 종점인 마석역이 위치한 남양주시 역시 1년 동안 아파트값이 0.79% 내렸다. 역시 올해 들어 매주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다.
▲ 지난해 말 개통한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역사 모습. <연합뉴스>
GTX-C 노선 근처의 지역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GTX-C가 지날 인덕원역 인근 실거래가를 분석해보면 전용 84㎡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아파트 매매가격이 수천만 원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 호황기 GTX-C 정차역으로 확정됐었던 2021년과 비교하면 다수의 단지에서 3억 원 안팎이 낮은 실거래가를 형성했다.
반면 지난해 12월 말부터 2달 동안 220만 명 가까운 이용객이 찾은 GTX-A 운정중앙-서울역 구간 인근에서는 개통 뒤 집값이 일부 상승세를 보인 단지들이 확인됐다.
경기 파주시 운정중앙역과 600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운정신도시 센트럴푸르지오 전용 84㎡ 일부 매물은 2월 초 7억1천만 원의 실거래가를 기록했다. 최근 거래와 비교해 3천~5천만 원가량 높은 가격에 손바뀜한 것이다.
서울 외곽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GTX는 직장이 몰려 있는 서울 중심지나 강남으로 출퇴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서 실제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체감상 컸다”며 “최근의 금리 인하 기조는 좋은 신호로 여겨지는데 GTX 착공이 이뤄진다는 소식이 들리면 시장 심리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