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에너지 분야 상장공기업 3사가 '이중 호재'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3사 모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호한 영업이익을 내며 배당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요금 인상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한국전력이 양호한 실적을 바탕으로 배당을 늘려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3년 만에, 한전은 4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이미 배당 계획을 공시했고 한전도 이날 실적 발표 뒤 이어지는 콘퍼런스콜을 통해 배당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한국전력의 예상 주당 배당금은 185원으로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은 16%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의 주당배당금은 1455원, 3879원으로 배당성향은 각각 16%, 21%다.
에너지공기업 3사의 배당수익률(주당배당금을 주식가격으로 나눈 값)은 한전 0.8%, 가스공사 4.1%, 지역난방공사는 7.6% 등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역난방공사를 제외하면 2024년 배당수익률은 높은 편이 아니다"면서도 "이번 배당 재개를 통해 2025년 실적의 이익 배당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바라봤다.
문 연구원은 "2025년 20~30%의 배당성향을 가정할 때 에너지공기업 3사의 배당수익률은 7~1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에 요구하는 배당성향은 별도 순이익 기준 40%로 2024사업연도 배당성향은 악화한 재무구조를 고려해 그 절반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하지만 점진적으로 배당 수준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에너지 공기업 3사의 올해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이런 관측이 근거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한전의 연결기준 올해 영업이익이 15조 원가량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신영증권은 지역난방공사의 올해 영업이익이 3600억 원으로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가 2조 원대 초반으로 일회성 이익으로 3조 원 선을 보였던 지난해보다 후퇴하지만 1조5천억 원대를 보인 2023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전과 가스공사는 요금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점, 지역난방공사는 '숨겨진 적자'인 미수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양호한 실적 전망의 근거로 꼽힌다.
허민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2027년까지 별도기준 사채발행한도를 자본의 5배 미만으로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전력망특별법 통과에 따라 관련 투자도 늘려야 하는 만큼 전기 요금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권덕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가스공사는 거의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는 민수용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어 이를 축소하기 위한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증권업계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민수분야 미수금이 늘어나고 있어 요금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
미수금은 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가 활용하는 제도다.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연료를 공급할 때 향후 받을 외상값인 미수금을 손실로 잡지 않고 나중에 받을 자산으로 회계처리한다.
권 연구원은 "지역난방공사의 경우 매년 7월 연료비정산제를 통해 미수금 회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짚었다.
문경원 연구원은 "에너지 공기업 3사 모두 202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이 2~4배에서 거래될 정도로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며 "이익 개선에 따른 배당 정상화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문 연구원은 "탄핵정국 이후 벌어진 조기대선 국면으로 인해 요금 인상과 관련한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창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