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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긴장한 보험 CEO들에 '당근' 건넨 금감원장 이복현,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

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 2025-02-27 15: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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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긴장한 보험 CEO들에 '당근' 건넨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자본 적정성과 관련해 보험사들이 축적하는 자본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지급여력비율(K-ICS) 체계에 맞춘 규제 완화를 일정 부분 진행해 부담을 덜고자 합니다.”

“소비자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뤄질 수 있게 과당 경쟁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앞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이 1월부터 연이어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 폰지사기 의혹’ ‘경영인 정기보험 절판마케팅 기승’ 등 보도자료를 내고 검사와 단속을 강화한 점을 고려하면 냉랭한 분위기가 예상됐다.
 
[현장] 긴장한 보험 CEO들에 '당근' 건넨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27일 서울 중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 뒤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과 대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의외로 아주 얼어붙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기념 촬영과 모두발언이 진행됐다.

현장의 ‘냉정하되 차갑지 않은 분위기’는 이 원장의 발언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이 원장은 일종의 ‘당근과 채찍’으로 보험사 대상 규제를 일정 부분 완화할 것을 시사하면서도 불건전 영업행위에는 엄격한 대응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고수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지급여력비율과 자본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기조를 보여온 점에서 이 원장의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는 뜻밖이라는 시각이 나왔다.

이는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뒤 최근 저금리 시대까지 도래하며 불안정해진 보험사들의 자본 여력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들은 2023년 IFRS17 도입 뒤 역대급 실적을 갱신하면서도 자본 건전성이 악화했다.

금융당국이 기업가치 제고(밸류업)를 강조하는 상황 속에서도 배당 여력이 부족해져 오히려 결산배당이 어려워진 보험사들이 늘었다는 게 현재 보험사들이 처한 위기를 보여준다.

이 원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K-ICS 비율 준수를 위해 많은 보험사가 후순위채 발행 등으로 보완자본을 조달하고 있다”며 “다만 후순위채 등은 추후 이자 부담과 수익성 관리 이슈를 수반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자본은 기본자본보다 자본 품질이 낮은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양질의 자본을 조달하자는 차원으로 규제 완화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장] 긴장한 보험 CEO들에 '당근' 건넨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서울 중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 대상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보험사들은 실제 K-ICS 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렸다. 올해 1월부터 두 달 동안 보험업권에서 발행된 채권만 약 2조 원 규모다.

보험사 가용자본은 손실흡수력이 높은 기본자본과 상대적으로 손실 흡수력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나뉘는데 보완자본은 기본자본보다 자본의 질이 낮다고 평가된다. 후순위채로 조달된 자본은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규제 완화와 별개로 이 원장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불건전 영업 등에는 엄정 대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절판 마케팅 등 보험산업 전반 ‘단기실적 만능주의’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무리한 영업 경쟁으로 시장 질서를 훼손하면 감독 및 검사 자원을 집중해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뜻을 확고히 했다.

실질적 부가가치 창출 없이 영업 경쟁이 강화되면 오히려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상품 경쟁 등 의미 있는 경쟁이 등한시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 원장은 “제재하기 위해 검사를 하는 게 아니라 보험 산업 전반 환경을 바꿔나가자는 문제의식에 보험사들이 공감하고 협업했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당장 경영인(CEO) 정기보험 관련 한화생명과 판매채널에 강도 높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보험업권 전반이 긴장하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보험업권은 금융당국의 감독 아래 내부통제 강화를 목표로 7월 책무구조도 도입, 2026년부터 금융권 최초로 성과급 등과 관련된 ‘경영진 보상체계 모범관행’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장] 긴장한 보험 CEO들에 '당근' 건넨 금감원장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48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복현</a>, "지급여력비율 규제 완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 6번째)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이 27일 서울 중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날 간담회에는 협회에서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생명보험사에서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박병희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이문구 동양생명 대표이사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이사 사장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이사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손해보험사에서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송춘수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이사 사장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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