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집행위원장이 26일(현지시각)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린 유럽 산업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기업에 요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 공개 규정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유럽집행위원회가 26일(현지시각) ‘단순화 옴니버스’라는 이름의 규정 개편 패키지를 공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이번 개편에는 기업의 환경 및 인권 관련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규정 완화가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기업지속가능성보고지침(CSRD)는 기존에는 유럽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 가운데 직원 250명 이상, 매출 4천만 유로(약 602억 원) 이상 사업자들에만 ESG 정보 공시 의무를 부여했었다. 이번 개편으로 직원 1천 명 이상, 매출 4억5천만 유로(약 6773억 원) 이상 기업만 대상이 된다.
이번 개편으로 기존에는 보고 의무 대상에 올라있던 기업 가운데 약 80%가 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 시기도 1년 연기돼 2028년부터 보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이번 개편의 목적이 기업들의 행정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증진하는 것에 있다고 설명했다. 규정 개편으로 기업들의 행정 부담은 약 25% 감소해 400억 유로(약 60조 원)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럽연합 기업들은 간소화된 규정의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는 사업 환경을 좀 더 쉽게 하고 탈탄소화 목표가 확고한 궤도를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기업들을 향한 감시를 지나치게 약화해 유럽이 그동안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조지아 란자토 유럽 환경단체 ‘T&E' 지속가능 금융 책임자는 로이터를 통해 “이번 개정은 지역 전체에 공개되는 ESG 데이터가 재앙적으로 부족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책임감 있는 투자자와 소비자 입장에서는 악몽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