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건설

"요즘 귀하다는 골드바 드려요", 10대 건설사 지방 미분양 급증에 분투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5-02-23 06:00:00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대형 건설회사도 치솟은 지방 미분양 물량에 분투하고 있다.

지방에서 골드바 증정과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가운데 분양 계약금을 5백만 원까지 낮추며 완판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와 달리 서울 부동산 경기는 고개를 들고 있어 서울과 지방 사이 부동산 양극화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요즘 귀하다는 골드바 드려요", 10대 건설사 지방 미분양 급증에 분투
▲ 대형 건설사도 지방 미분양이 치솟으면서 분투하고 있다. 공사현장 모습. <연합뉴스>

23일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7만173호로 집계됐다. 2012년(7만4835호)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7만 호를 넘어섰다.

‘악성 미분양’으로 여겨지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1480호로 2023년 말(1만857호)의 두 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방은 더 사정이 좋지 않다. 지방 미분양은 5만3176호로 전국 미분양 물량의 75.8%를 차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지방 건설사가 미분양 위험에 크게 노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 지방 미분양 문제는 대형 건설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시공능력평가 10위 이내 대형 건설사도 각종 이벤트를 통해 계약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예를 들어 대구 남구 힐스테이트 대명센트럴 2차는 계약자에게 선착순으로 축하금 5백만 원과 골드바 10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 평택 푸르지오 센터파인이 계약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자동차 캐스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형 건설사는 계약금 문턱도 대폭 낮추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청약에 당첨되면 계약금은 일반적으로 분양대금의 10% 수준에서 결정된다. 다만 지방에서는 5%까지 낮춘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5% 수준에서 결정된 계약금을 1차와 2차 두 번에 나눠 내도록 하고 1차 계약금을 1천만 원이나 5백만 원선까지 내린 사례도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내 손에 5백만 원만 있다면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근 청약을 마친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는 1차 계약금으로 1천만 원을 내걸었다. 순천 푸르지오 더퍼스트는 1차 계약금으로 5백만 원만 내면 된다.

수요가 몰리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는 계약금을 법정 상한인 20%까지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과 지방 사이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요즘 귀하다는 골드바 드려요", 10대 건설사 지방 미분양 급증에 분투
▲ 서울 서초 래미안 원페를라 조감도. <삼성물산>

2월 초 청약을 마친 서울 서초 ‘래미안 원페를라’가 대표적이다. 계약금 비율이 20%로 책정됐는데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계산하면 계약금은 5억 원에 이른다.

통계상으로도 서울과 지방 사이 양극화는 극명히 드러난다.

국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서울 미분양은 958호로 2023년보다 단 1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울 미분양 물량은 세종(61호)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적은 규모다.

정부가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결책 가운데 하나인 금융 규제 완화에 부정적이란 점을 고려하면 양극화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지방 미분양 핵심 원인으로는 금융 규제에 따른 수요 위축도 꼽혔고 여권을 중심으로 지방에 한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출이 늘어나면 지방 수요가 늘고 가격 상승 기대가 이어져 미분양 위험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런 시각에 대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모두 지난 18일 국회에 출석해 지방 한정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도 완화에 정부정책에 어긋나는 데다 실효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정부는 올해부터 은행을 상대로 사실상의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실시할 정도로 강력히 가계부채에 제동을 걸어온 만큼 쉽사리 DSR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다만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지방 건설경기 보완 방안에서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미래 금리 상승가능성) DSR 규제의 구체적 적용범위에 융통성을 보일 여지를 남겼다.

시장 일각에서는 다만 지방 미분양이 장기적으로 10대 건설사에까지 미치는 영향은 한정적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올해 주요 건설사 분양 계획 물량이 지난해보다 적어 대형 브랜드 희소성이 부각될 수 있고 애초에 사업성이 높은 곳에 지어진 단지는 실수요자가 꾸준히 몰린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분양을 시작한 삼성물산의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도 3구역이 최근 모두 완판됐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첫 지방 분양이었던 포스코이앤씨의 전북 전주 ‘더샵 라비온드’도 조기 완판됐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지방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수요자는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며 “집을 살 때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도 미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방 부동산 침체가 반드시 미분양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최신기사

비트코인 시세 1억4220만 원대 약보합, 바이비트 거래소 해킹 사태 영향
LG에너지솔루션, '인터배터리'에서 차세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개
메리츠금융 회장 조정호 보유주식 가치 12조 넘어, 삼성 이재용 이어 2위
SK그룹 회장 최태원 "AI·에너지 한미일 협력은 필수, 전략 서둘러 마련해야"
뉴욕증시 3대 지수 경기둔화 우려에 하락 마감, 국제유가도 2%대 내려
트럼프 2.0시대 최대 수혜 상장사는? 방산 조선 기대감에 한화그룹주 비상 중
정기선 HD현대 '수소드림 2030' 반환점, 운송·저장은 '정상궤도' 생산·유통은 '..
이통3사 수장 'MWC 2025' 총출동, AI·6G 신사업 협력에 방점
'K-OEM' 넘어 'K-ODM'으로, 세아상역 한세실업 글로벌 패션시장 호령
빅테크 AI 투자에 화석연료 의존 높여, 재생에너지 대안으로 '탄소포집' 주목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