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국회에 출동한 부하에게 "대통령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끄집어내라고 말씀하셔서 필요하면 전기라도 끊으라"고 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준장)은 21일 국회 내란청문회에서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4일 오전 0시 50분∼1시 사이 자신에게 보안폰으로 전화해 이처럼 말했다고 밝혔다.
▲ 이상현 특전사 1공수여단장(오른쪽)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연합뉴스> |
곽 전 사령관이 전화했다는 이 시점은 국회가 본회의를 열고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오전 1시1분)하기 직전이다.
이 여단장은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단 말씀이십니까?' 하고 복명복창했는데, '응'하고 약간 주저하시는 목소리를 하면서 전화 끊으셨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침 전화가 끝날 때쯤 1대대장에게 전화가 왔고, 내가 동일하게 '대통령께서 이러한 지시를 하셨다'고 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이런 통화 내용이) 녹취가 돼 있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효영 1공수 작전참모(대령)도 곽 전 사령관과 통화하던 이 여단장의 발언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여단장은 "대통령 지시사항이라고 부하에게 전달했지만, 다소 당혹스러웠다"며 "갑자기 이것이 정치적 문제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원들을 건물 밖으로 나오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부대로 복귀한 뒤 지휘통제실에서 상황일지를 절대 수정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방으로 돌아가 수첩에 있었던 일을 다 기록하고, 수정을 할 수 없게 볼펜으로 써 검찰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당시 곽 사령관이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지시받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은 "사령관이 조금 긴장하면서 받는 전화가 있어서 옆에 있는 간부에게 물어봤는데, '코드 원'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말했다. 코드 원은 군에서 통상 대통령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그는 "다른 전화보다는 조금 경직된 모습으로 전화를 받았던 것 같다"며 "곽 전 사령관이 '예, 예,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