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이 사업포트폴리오 재편과 조직통폐합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지만 신용도가 하락한 데다 채권금리가 급등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매각이 철회된 뒤 조직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
|
|
▲ 이윤종 아주캐피탈 사장. |
아주캐피탈은 직원 145명이 11월 말에 희망퇴직한 데 이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3부문 10본부 1실에서 5본부 3실로 개편하고 26개인 팀 조직을 15개로 통합했다.
10월 매각이 무산된 뒤 핵심기능을 중심으로 유사한 기능을 하는 팀을 통폐합해 조직의 덩치를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는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일반관리비 등 비용절감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에서 신차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중고차금융 및 개인대출 비중을 늘리는 사업포트폴리오 재편도 추진하고 있다.
신차금융시장에서 점유율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주요사업으로 꾸려왔는데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금융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주캐피탈의 신차금융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말 6.5%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7%로 크게 하락했다”며 “쌍용자동차가 SY오토캐피탈을 통해 신차를 판매하면서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고 파악했다.
아주캐피탈은 1월 한국GM과 딜러쉽(판매대리점) 계약이 해지된 데다 전속시장이었던 쌍용자동차가 KB캐피탈과 손잡고 전속 캐피탈사인 SY캐피탈을 설립하면서 영업력이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불구하고 아주캐피탈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의 자체 재무역량만으로는 조달능력 개선 및 저마진을 감당할 비용구조 효율화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금융분야에서 신차금융 비중을 줄이는 대신 중고차금융 및 개인대출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1일 아주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도 아주캐피탈의 매각이 무산된 뒤 신용등급을 각 한계단씩 낮췄다.
아주캐피탈은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신용도가 하락하면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더 어려워진 데다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부담도 커졌다.
은행계 캐피탈회사들은 모회사를 통한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하지만 기업계 캐피탈사인 아주캐피탈은 신용도가 하락한 상황에서 마땅한 자금조달 방법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자금조달시장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며 “조직개편과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