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검찰이 실제 김씨 조사에 나선다면 김씨는 포토라인에 세울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2024년 7월 검사들이 대통령실에서 김건희씨를 조사할 때 핸드폰을 압수당했던 것에 대한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검찰은 항상 검찰조직의 안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정권이 바뀌고 힘의 균형이 깨질 때 가장 먼저 반대쪽으로 달려가기도 한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을 받고 구속돼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사건이 서울에 오면 전광석화식으로 수사에 착수하고 여론의 힘을 빌려서라도 김건희 여사를 공개 소환하거나 혹은 윤 대통령까지 소환하는 모습도 조만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조기대선 국면이 펼쳐진다면 김건희씨가 전면에 등장할수록 불리할 수밖에 없다.
장성철 공론센터소장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명태균씨 문제로 인해 윤 대통령이 김건희를 보호하려고 갑자기 비상계엄을 한 거 아니냐고 추측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니까, 이 이슈는 대선 때까지 안 사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김건희씨와 관련된 입장이 요구될 가능성도 높다.
김건희씨가 윤석열 정권에서 갖고 있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대선 예비후보들이 김건희씨와 제대로 선을 긋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와 '한 몸'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 반대로 김씨와 선을 긋는다면 강성지지층으로부터 윤석열 정부를 배신했다는 비난을 받을 공산이 크다.
실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 총선을 지휘할 때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언급했다가 지지층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검찰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상황을 지켜보며 수사 속도를 조절하겠지만 그 시기에 김건희씨 소환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일 검찰이 수사를 통해 김건희씨와 관련된 새로운 공천개입 의혹을 밝혀내는 등 논란이 증폭된다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비판하려는 국민의힘 대선 전략에 전혀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