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52시간제 이후 연구개발(R&D) 소요기간 변화와 관련한 기업들의 응답. <대한상공회의소> |
[비즈니스포스트] 주52시간 제도 도입 5년, 기업 연구부서 4곳 가운데 3곳이 연구개발 성과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기업부설연구소·연구개발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52시간 제도가 기업의 연구개발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 따르면, 기업 연구부서들의 75.8%는 ‘주52시간제 시행 후 연구개발 성과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했다.
제도 시행 뒤 혁신성이 저하된 연구개발분야는 ‘신제품 개발’분야가 45.2%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존 제품 개선’분야(34.6%), ‘연구인력 역량축적’(28.5%), ‘신공정 기술개발’(25.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기업의 53.5%는 주52시간 제도로 ‘연구개발 소요기간이 늘었다’고 말했다. 얼마나 늘었는가에 관한 물음에는 해당 기업의 69.8%가 ‘10% 이상’을 꼽았다.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연구개발부서에 주52시간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 현황을 묻는 설문에 기업의 82.2%가 ‘부족하다’고 응답했고, 반면 적정하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했다.
이러한 인력난 원인을 두고 기업들은 ‘회사 규모 및 낮은 인지도’(58.9%), ‘높은 인건비 부담’(58.4%)을 꼽았다. 이어 ‘지리적으로 어려운 접근성’(31.0%), ‘임금 등 낮은 처우’(30.5%), ‘원하는 인재가 없어서’(25.6%), ‘기존 직원의 이직’ (22.7%)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은 연구개발(R&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적합한 근로시간제로 ‘노사가 합의를 통해 자율적 근로시간 관리’(69.4%)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연구개발 업무만이라도 추가 8시간 연장근로 허용(32.5%), 연장근로 관리를 1주 12시간에서 월/분기/반기/년 단위로 합산 관리(23.4%) 등의 순이었다.
김종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이사는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술혁신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특히 반도체 등 국내 핵심 산업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R&D부문에 있어 유연한 근로시간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업무의 지속성과 집중성이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연한 제도적용과 함께 제도의 당초 취지인 사회적 약자의 장시간 근로를 방지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