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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왓슨스코리아(왼쪽)과 CJ올리브영 매장 전경 |
‘작은 백화점’이라고도 불리는 헬스뷰티용품(H&B)전문점에서 ‘만년 2등’인 GS왓슨스가 새 대표를 맞고 회사 이름도 '왓슨스코리아'로 바꿨다.
하태승 신임 사장은 글로벌 브랜드인 ‘왓슨스’를 현지화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실적을 흑자로 돌려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현지화 전략 통할까
20일 왓슨스코리아(옛 GS왓슨스)에 따르면 스티븐 양 대표가 물러나고 하태승 대표가 새로 선임됐다. 하 대표는 1990년 LG그룹에 입사한 뒤 GS리테일에서 유통경험을 쌓다가 GS왓슨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해왔다.
글로벌 기업인 왓슨스코리아는 그동안 외국인들이 계속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왓슨스코리아는 홍콩에 본사를 둔 왓슨스와 GS리테일이 50대 50으로 합작한 회사다.
이번에 회사 이름도 바꾸었다. 기존 회사이름인 GS왓슨스에서 ‘왓슨스코리아’로 변경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강점을 살리는 쪽으로 선택한 것이다.
왓슨스코리아는 앞으로 현지화 전략을 더욱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왓슨스코리아는 합자회사인 탓에 의사결정이 더디고 ‘매뉴얼’대로만 움직여 시장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왓슨스코리아 관계자는 “앞으로 핵심상권 위주로 매년 30개 이상 직영점을 내서 매장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스코리아는 2010년만 해도 경쟁업체인 CJ올리브영과 매장수가 차이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왓슨스코리아가 투자를 망설인 탓에 CJ올리브영과 전국 매장 차이는 3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현재 왓슨스코리아 매장은 98개, CJ올리브영 매장은 389개로 추정된다.
왓슨스코리아는 매장 수를 늘리는 동시에 자체브랜드(PB) 상품군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오프라인뿐 아니라 모바일 고객도 잡으려고 한다. 왓슨스코리아는 이달 안에 카카오톡에서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
◆ 출혈경쟁에서 성과 낼 수 있을까
왓슨스코리아의 이미지 변신이 늦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왓슨스코리아가 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성숙한 상태라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60%에 이르는 데도 지난해 30억 원 영업적자를 봤다. CJ올리브영 매출은 지난해 4578억 원으로 3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점점 떨어져 지난해 적자로 돌아섰다.
왓슨스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 910억 원에 99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왓슨스코리아는 2005년 출범 이후 2011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줄곧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두 회사가 서로 뒤지지 않기 위해 출점을 계속하다 보니 투자비용만 천정부지로 늘어난 셈이다.
헬스뷰티용품(H&B) 전문점은 ‘변종SSM(기업형 슈퍼마켓)’이라고 불릴 만큼 방대한 품목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 롯데쇼핑 ‘롭스’와 이마트의 ‘분스’ 코오롱 ‘W스토어’ 등 대기업들이 출점하면서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샵과 편의점, 약국 등이 한 곳에 모두 들어있어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