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 인수 의사를 밝힌 것은 영리기업 전환에 문제를 제기하려는 목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왼쪽)과 일론 머스크. |
[비즈니스포스트]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오픈AI 인수를 제안한 것은 실현 가능성보다 사업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픈AI 이사회가 인수를 거절하려면 기업가치를 다시 측정해 타당성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법적 문제가 불거지거나 지배구조가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12일 “일론 머스크는 오픈AI의 영리기업 전환을 막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쓰고 있다”며 인수 제안도 이러한 전략 가운데 하나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오픈AI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비영리기구의 사업회사 지분을 974억 달러(약 141조5천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회사를 매각할 계획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이를 두고 “회사를 방해하려는 (일론 머스크의) 방식”이라는 비판도 내놓았다.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은 모두 오픈AI의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일론 머스크는 운영 방향성에 불만을 품고 곧 회사를 떠났다.
오픈AI가 챗GPT를 비롯한 인공지능 서비스의 성공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자 일론 머스크는 회사와 샘 올트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적극 견제에 나섰다.
당초 비영리기구로 설립된 오픈AI가 챗GPT를 비롯한 기술의 사업화에 속도를 내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오픈AI는 비영리기구 중심의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어 외부 투자를 받는 데 제약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영리기업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영리기구가 보유한 오픈AI 사업회사 지분을 4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와 투자자들은 해당 지분의 가치를 974억 달러로 훨씬 높게 책정하며 인수를 제안한 것이다.
오픈AI가 인수 제안을 거절할 명분을 확보하려면 사업 가치를 다시 책정해 비영리기구가 보유한 사업회사의 지분을 이러한 가격에 매각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오픈AI 이사회가 원활한 지배구조 개편 및 영리기업 전환을 위해 사업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게 추산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이는 법적 문제로도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의 인수 제안은 오픈AI의 기업가치에 의문을 제기한 것뿐 아니라 비영리기구가 수익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 모순을 지적했다”고 분석했다.
일론 머스크가 오픈AI 인수에 974억 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결국 이번에 내놓은 인수 제안은 현실 가능성보다 오픈AI와 샘 올트먼을 공격하기 위한 전략을 중심에 두고 봐야 한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오픈AI가 영리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이 이를 계기로 더 복잡하고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일론 머스크가 효과적 공세로 오픈AI 및 샘 올트먼에 큰 고민거리를 안겨주게 된 셈이다.
오픈AI 이사회 측은 아직 일론 머스크와 투자자들 측에서 정식으로 인수 제안서를 받지 못했다며 이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