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이탈리아의 개헌투표 부결에 영향을 받아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5일 직전거래일보다 7.25포인트(0.37%) 떨어진 1963.36으로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에 1970선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힘을 받지 못하고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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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5일 직전거래일보다 7.25포인트(0.37%) 떨어진 1963.36으로 거래를 끝낸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시스> |
코스피에서 외국인투자자는 44억 원, 개인투자자는 1143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1012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직전거래일보다 11.61포인트(1.98%) 떨어진 575.12로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2015년 1월 이후 처음으로 580선 아래로 하락했다.
코스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45억 원, 개인투자자는 182억 원 규모의 주식을 각각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는 18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가 이탈리아의 개헌투표 결과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히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져 국내증시도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는 이날 상원의원의 수를 줄여 하원의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내용의 개헌투표를 실시했는데 출구조사 결과 반대비율이 54~59%로 집계됐다.
렌치 총리가 사퇴하면 이탈리아 은행들이 줄줄이 도산할 수 있다는 우려로 증시하락을 불러왔다고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보고 있다.
이탈리아가 조기총선을 치르는 2017년 상반기까지 과도정부 상태에 놓여 막대한 부실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은행들의 정상화 작업을 감독할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은행 8곳이 연말까지 자본을 확충하지 못할 경우 청산될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내다봤다.
2017년 상반기 조기총선에서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는 제1야당 오성운동 등이 집권할 경우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도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럽연합(EU)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내증시를 포함한 신흥국가에 불안이 전이돼 증시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개헌투표가 부결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국내증시의 하락세에 이번 투표결과가 선제적으로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개헌투표는 시장에 이미 반영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럽중앙은행(ECB)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설 가능성도 시장의 걱정을 어느 정도 줄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11월28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