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차기 아이폰의 하드웨어 변화를 놓고 어느 때보다 깊이 고민하고 있다.
아이폰이 내년 출시 10주년을 맞은 상황인데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사태로 갤럭시S8의 경우 하드웨어 혁신을 제한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플이 내년에 내놓을 아이폰에 더욱 시선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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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5일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아이폰 차기작의 출시전략을 놓고 이전보다 훨씬 큰 고민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이 10개 이상의 실험용 제품을 내놓고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곡면화면 탑재 모델 등 하드웨어 변화를 대거 적용한 모델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아이폰6에서 화면크기를 늘리는 등 대규모 변화로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후 아이폰6S와 아이폰7 등 차기작에 유사한 디자인을 계속 적용하며 성공전략을 재현하려고 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하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런 전략이 아이폰의 차별화 경쟁력 확보에 독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오펜하이머는 “애플은 과거의 성공전략에 의존하다 하드웨어 혁신을 추진할 용기를 잃었다”며 “아이폰 판매가 줄며 앞으로 장기부진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부품공급업체들에 아이폰7의 부품 주문을 대폭 줄였다. 초반에 신제품 출시효과로 보인 흥행이 이전작보다 빠르게 힘을 잃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매출의존이 높은 아이폰 판매량을 반등하고 프리미엄시장에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차기작에서 대규모 변화가 절실하다.
수년 전까지 애플을 따라한다는 지적을 받던 삼성전자는 곡면화면의 ‘엣지’모델의 흥행에 성공하고 접는 스마트폰 개발계획도 내놓으며 하드웨어 분야에서 애플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가 생산원가를 높여 수익성을 해칠 수 있고 기존에 아이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다는 위험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아이폰7이 흥행에 실패할 조짐을 보이며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UBS는 “아이폰 사용자들은 크게 개선된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될 때까지 교체를 미루고 있다”며 “수익성을 해칠 수는 있지만 판매량을 늘리려면 하드웨어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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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이 내년 출시할 아이폰8의 콘셉트 이미지. |
애플은 프리미엄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단종으로 차기작인 갤럭시S8부터 하드웨어 전략을 보수적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유력해지며 변수를 맞게 됐다.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은 아직 정식발표되지 않았지만 방수기능과 홍채인식, 고성능 반도체 등 대규모 하드웨어 개선에 따른 무리한 설계가 원인으로 계속 지목되고 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8에서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변화를 최소화하고 오래전부터 안전성이 검증된 기능만을 추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이런 상황에 대응해 아이폰 차기작에서 대규모 하드웨어 변화를 보여줄 경우 갤럭시S8보다 주목받는 효과를 극대화하고 삼성전자에 빼앗긴 ‘하드웨어 강자’의 명예를 되찾을 수도 있다.
포브스는 “애플은 내년에 아이폰8로 스마트폰 혁신경쟁을 주도하는 ‘운전석’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 등 미래 시대의 기술경쟁에도 이미 준비가 돼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