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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농협금융 '부당대출 관행'부터 손보나, 취임 날 날아든 '금감원 경고장'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5-02-04 1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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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신임 대표이사 회장의 출발이 순탄치 않다. 

이 회장에겐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란 두 가지 숙제가 예고돼 있었다. 그런데 취임 당일, 금융감독원의 ‘경고’를 받아들면서 마음이 급하게 됐다.
 
이찬우 농협금융 '부당대출 관행'부터 손보나, 취임 날 날아든 '금감원 경고장'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과제로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이 꼽힌다. <연합뉴스>

4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전날 선임된 이 회장은 별도의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취임식은 새롭게 조직을 맡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방향성을 가늠하는 자리다. 취임일성으로 지향하는 조직 모습, 목표하는 성과 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그러나 취임사를 전달하고 현장을 방문하는 것으로 취임식을 대신했다.

이 회장이 형식적 행사를 물리고, 효율적 행보를 선택한 데에는 농협금융이 처한 상황이 있다. 

농협금융에는 내부통제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수익성 제고 등 다양한 과제가 산적했지만, 절차상 이유로 새 리더십 구축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지주 회장 최종후보자에 낙점된 이 회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심사 대상이어서 바로 임기를 시작할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수많은 과제를 안고도 해법 마련에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게다가 이날 금감원이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기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회장의 과제는 더욱 무거워졌다.

현재 농협금융이 마주한 여러 과제 가운데 핵심 과제로는 내부통제 강화가 꼽힌다. 2024년 한 해 동안 주요 계열사인 농협은행에서 450억 원이 넘는 금융사고가 적발됐던 만큼 내부통제 강화와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이날 취임사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부분도 내부통제였다.

그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농협금융이 되기 위해 '금융사고 제로화' 초석을 놓아야 한다"며 "내부통제 체계를 재정비하고, 내부통제가 실효성 있게 작동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관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날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행에서 취급된 부당대출 규모는 649억 원으로 파악됐다.

영업점에서 허위 매매계약서를 근거로 감정평가액을 부풀리거나 복수의 허위차주 명의로 분할해 승인을 받는 등 방식으로 부당대출을 취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통제 부실 문제가 더욱 확대된 규모로, 또 한 번 드러난 셈이다.

농협금융의 지배구조 특수성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조율해야 하는 과제도 결코 가볍지 않다.

당초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내부통제 부실이 지배구조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바라봤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인사와 경영에 과도하게 개입할 수 있는 구조 탓에 금융 전문성을 갖춘 최고경영자가 선임되지 못했고, 그로 인해 내부통제에 빈틈이 생겼다는 것이다.

농협금융은 ‘주인 없는 회사’로 평가되는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농협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계열사 대표뿐 아니라 농협금융 대표이사 회장도 선출하는 특수성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 인사에 개입하지 못하는 반면, 중앙회 인사로 여겨지는 비상임이사가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금감원은 지배구조 문제가 농협금융 수익성과 건전성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단순자기자본비율은 전체 은행지주 가운데 최저 수준”이라며 “그런데도 중장기 자본관리계획 등 고려 없이 매년 대주주에 거액의 배당 등을 지급해 자체 위기대응능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또한 “(농협은행이) 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재단에 222억 원을 지정기부하는 방식으로 대주주 목적사업을 우회지원했다”며 “재무위험 등 영향 분석 없이 대주주 지원성 사업을 영위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농협금융은 올해 자회사 6곳의 대표가 바뀐 상황이다. 이 회장은 농협금융을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자회사 대표들을 아우르면서 농협중앙회와 합을 맞춰나가야 하는 데 금감원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과제도 커진 셈이다.
 
이찬우 농협금융 '부당대출 관행'부터 손보나, 취임 날 날아든 '금감원 경고장'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중앙회와 금융당국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다만 이 회장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체제에서 선임됐으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 회장을 선임하면서 “정부 부처에서 경제정책, 실무업무 등 폭넓은 업무 경험을 쌓아 금융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며 “금융 산업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도 높아 금융지주 회사 CEO로서 필요한 역량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 회장은 1966년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사대부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예일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7년 제31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뒤 기획재정부 미래사회정책 국장·경제정책국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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