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정유사들이 유가 상승에 힘입어 4분기에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합의에 성공하면서 유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원유가격이 오르면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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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CEO. |
석유수출국기구가 11월30일 감산에 합의하면서 유가가 현재 배럴당 40달러대에서 55~60달러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유사들이 사들인 원유는 국내에 들어오기까지 대략 1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가격의 ‘시차효과’가 재고평가이익이다. 이 때문에 유가가 오를수록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난다.
이 연구원은 “두바이유 가격이 연말까지 배럴당 47달러를 유지한다면 재고평가이익은 450~750억 원가량일 것”이라며 “정유사들은 4분기에 기존 추정치보다 더욱 많은 실적을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유가가 상승해도 정제마진은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나프타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으로 정유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이 연구원은 “겨울철 등경유의 계절적 수요가 늘어나 정제마진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구조적 상승국면에 진입했다”고 파악했다.
정유사들은 10월에 정기보수를 마무리했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정제마진은 배럴당 8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분기 평균치보다 56% 늘어난 것이고 올해 평균치와 비교해도 10% 이상 높은 것이다.
에쓰오일은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효과로 4분기에 정유부문에서 영업이익 191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도 4분기에 정유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보다 각각 126.7%, 740% 늘어난 영업이익을 얻을 것으로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