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기자 heydayk@businesspost.co.kr2025-01-31 16: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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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GC녹십자는 지난해 미국에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출시했지만 자회사 지씨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결기준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지씨셀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해왔으나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 GC녹십자가 지난해 미국에 면역글로불린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출시했지만 자회사 지씨셀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결기준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알리글로 매출이 온기 반영되는데다, 지씨셀의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1일 녹십자 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1조6799억 원, 영업이익은 321억 원, 당기순손실은 426억 원이었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 줄었으며 당기순손실은 115.2% 확대됐다.
별도기준으로는 매출 1조2760억 원, 영업이익 601억 원, 당기순이익 212억 원을 기록했다. 별도 실적과 비교하면 연결기준에서 영업이익 감소와 당기순손실 확대가 두드러진다.
이는 세포치료제 개발 자회사 지씨셀이 적자전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 가운데 미국법인과 ABO홀딩스는 알리글로 판매 확대로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지만 지씨셀의 실적 부진이 전체 연결 실적을 훼손하고 있다"며 "지씨셀의 연구개발비 통제로 영업이익 훼손을 줄이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녹십자가 지난해 하반기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로 성장 초기 국면에 진입했지만 다른 사업부 및 자회사들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알리글로는 녹십자가 8년 동안 공들인 혈액제제 제품으로 202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고 지난해 7월 미국에 출시했다. 올해에는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씨셀의 실적 부진과 이자 비용 부담이 녹녹치 않아 여전히 녹십자 연결 실적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녹십자의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알리글로 매출 확대뿐만 아니라 이자 비용 경감, 자회사 지씨셀의 비용 절감과 신약 개발 성과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차입금 증가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 완화는 녹십자가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녹십자는 2024년 말 별도 기준 (장단기)차입금은 약 5800억 원(연결 기준 약 7200억 원)이다. 앞으로 투자 확대를 감안하면 차입금이 소폭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녹십자는 2025년 별도기준 약 200억 원~300억 원, 연결기준 300억 원~400억 원 이자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에도 차입금 수준 및 이자 비용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씨셀은 녹십자가 2021년 세포치료제 사업 강화를 목표로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을 합병해 출범한 회사다. 녹십자는 지난해 9월 기준 지씨셀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다
▲ 지씨셀은 올해 비용 효율화와 이뮨셀엘씨주의 해외 론칭으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씨셀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를 통해 AB-101 등 다수 후보물질을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2024년 4월 첫 환자 투약 시작한 AB-101의 전신 홍반성 루푸스 임상1상은 2025년 초기 중간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씨셀은 출범 이후 간암치료제 이뮨셀엘씨주와 검체서비스 등으로 이익을 냈다. 하지만 연결기준 2021년 363억 원, 2022년 442억 원이었던 지씨셀 영업이익은 2023년 40억 원으로 급감했다. 2024년에는 19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지씨셀은 공시를 통해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한 검체 검사 서비스 매출 감소,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및 합병으로 인한 영업권 손상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씨셀 관계자는 “임상 비용 증가보다는 검체 검사 사업에서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손익 구조가 악화됐다”며 “전공의 의료 파업 장기화와 동종업계 경쟁 심화도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비용 효율화와 이뮨셀엘씨주의 해외 론칭으로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씨셀은 2024년 11월에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201의 호주 임상1상을 자진 취하하는 등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뮨셀엘씨주는 2023년 매출 349억 원, 2024년 3개 분기 누적 284억 원을 기록한 지씨셀의 대표 제품이다. 2024년에는 기술료 유입이 없었지만 올해는 인도네시아 출시 등 해외시장 확장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 가능성이 있다.
지씨셀 관계자는 “올해 이뮨셀엘씨주의 첫 해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영업이익 회복세가 기대된다”며 “러시아, 중국 등과 상업화 관련 협의중이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등 선진국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