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영 기자 lilie@businesspost.co.kr2025-01-31 14:53:1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상하는 비트코인 전략자산화가 미국의 여러 주(州)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몬태나, 텍사스, 유타, 애리조나 등 15개 미국 주요 주에서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준비금을 마련하겠다는 법안을 발의 및 검토하고 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비트코인 전략자산화가 실현되면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어 투자자들 관심이 모인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주 정부 등에서 비트코인을 준비금으로 비축하기 시작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수량이 줄어 시세가 오를 수 있다고 바라본다.
31일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게이프에 따르면 미국 몬태나주 의원들이 비트코인 및 가상자산 등에 최대 5천만 달러를 투자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로써 플로리다, 매사추세츠 등 15개 미국 주에서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관련 준비금 비축 법안을 제출 및 검토하고 있다.
유타와 애리조나 2개 주는 이미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 주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유세 당시부터 추진한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 정책과 발맞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해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지정하고 미국을 비트코인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던 뒤 각 주에서는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를 비축하는 것과 관련한 법안을 발의했다.
29일 텍사스주 부지사 댄 패트릭은 텍사스주의 올해 우선입법 안건들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비트코인 비축고 건설이 담겨있었다.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 비축고 건설을 추진하던 주는 애리조나, 유타 등 5개였는데 텍사스도 합류하게 된 것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트코인의 전략자산화를 선언한 뒤 이런 움직임이 세계에 퍼져나갈 수 있다고 바라봤다.
가상화폐 분석가 알윌 클레멘테는 '게임이론'까지 언급하며, "한 국가가 비트코인을 전략적 자산으로 채택하게 되면 그 영향으로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흐름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체코 중앙은행 총재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을 중앙은행 보유고 다각화 수단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보유고의 5%까지 편입시킬 수 있다고 언급해 이목을 끌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체코 중앙은행의 움직임을 놓고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보유고 선언 뒤 민간뿐만 아니라 각 나라 정부와 중앙은행도 대응을 시작할 것이라는 논리를 뒷받침하는 사례다”고 평가했다.
▲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국부펀드 등이 비트코인 투자 비중을 늘리면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70만 달러(약 10억59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랙록 홈페이지 갈무리>
투자자들은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비트코인 전략자산화를 추진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발행량은 모두 합쳐 2100만 개로 제한돼 있어 자본력이 있는 미국 정부 등이 대량 매수하게 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수량이 줄어든다. 거래 수량이 줄면 가격이 오르게 된다.
앞서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자산운용사 및 국부펀드 등이 포트폴리오의 약 2~5%를 비트코인에 할당하면 비트코인 가격이 최대 70만 달러(약 10억590만 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정부에서 비트코인이 전략적 비축 자산으로 인정받으면 가상자산 관련 불확실성이 줄며 기관 등 대기업 투자도 늘어날 수 있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 최고투자책임자(CIO) 맷 호건은 29일 투자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비트코인 전략자산화 등을 언급하고 가상화폐 생태계 성장을 ‘국가적 우선순위’로 설정했다”며 “은행, 투자자 등이 가상화폐 시장에 적극 진출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올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20만 달러(약 2억9천만 원)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