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블록아일랜드 인근 해안에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기. 이는 대서양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됐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석유 메이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철회했다.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쉘은 약 10억 달러(약 1조4528억 원)를 투자한 미국 대서양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대서양 해상풍력 단지 조성 사업은 메사추세츠주, 뉴저지주 등 대서양에 면한 주들 인근 해역에 수십 개가 넘는 해상풍력 단지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쉘은 뉴저지주 남해안에 위치한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고 있었다.
시네드 고먼 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해당 프로젝트를 이행하기 위한 우리의 역량과 기대 수익이 모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이에 우리는 해당 프로젝트에서 우리 참여를 실질적으로 모두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쉘은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결성한 합작 법인을 통해 뉴저지주 남해안 해상풍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쉘과 달리 프랑스 전력공사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프랑스 전력공사는 공식성명을 통해 “대서양 해상풍력 프로젝트는 계속 추진될 것이고 미국의 에너지 산업 전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해당 프로젝트는 뉴저지주와 그외 지역에 반드시 필요한 에너지와 일자리들을 모두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쉘은 공시를 통해 이번 프로젝트에서 기록한 손실액이 약 9억9600만 달러(약 1조4428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쉘이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면서도 사업에서 철수한 이유는 해상풍력 산업에 적대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0일(현지시각) 제프 반 드류 뉴저지주 하원의원과 협력해 해상풍력 산업 축소를 목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그는 또한 지난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뉴저지주 남해안에 있는 풍력발전소들이 죽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적기도 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