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삼성E&A에 따르면 남궁홍 사장은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다란에서 열린 ITKVA 포럼에 참석해 영업활동을 펼쳤다.
ITKVA(In-Kingdom Total Value Add)는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의 현지화 프로그램이다. 사우디 정부가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제시한 경제 다각화 정책 ‘비전 2030’에 따른 것으로 2015년부터 포럼을 열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남궁 사장은 이번 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아람코와 제조허브 시설 업무협약(MOU)을 맺고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밖에도 무탄소 열 에너지 저장시스템(TESS) 열 배터리 제조업체 론도 에너지(Rondo Energy)와도 협약을 맺었다. 이는 삼성E&A가 에너지전환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데 따른 것이다.
남궁 사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링크드인)에서 “제조 허브는 지역 생산 능력을 크게 높이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은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고객사 가운데 한 곳인 사우디 아람코와 관계를 장기적으로 깊게 만드는데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E&A의 사업 영역상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지역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크다. 지난해 삼성E&A 전체 수주잔고의 50%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지역 대상이다.
남궁 사장은 올해 상반기 삼성E&A가 실적 보릿고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수주를 늘리기 위해 활발히 움직일 필요성이 있다.
삼성E&A 사업은 크게 삼성그룹 관계사 위주의 비화공 부문과 가스와 석유화학, 에너지전환(Energy Transition) 등의 화공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2023년에는 화공 수주가, 2024년에는 비화공 수주가 부진했다.
삼성E&A도 이를 의식해 지난해 목표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지만 올해 눈높이는 낮췄다.
▲ 남궁홍 사장(맨 오른쪽)이 IKTVA포럼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삼성E&A >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대형 프로젝트 종료와 신규 수주 프로젝트의 설계 단계가 맞물리며 매출 공백이 발생하고 관계사 수주도 줄었다”며 “역성장은 당연히 지나가야 할 수순이고 올해 수주로 2026년 이후 성장 경로를 증명할 것이다”고 바라봤다.
올해 신규 수주 전망은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E&A는 전날 올해 화공 수주 대상 후보군은 모두 10건, 230억 달러(약 32조 원)어치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225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난해 모두 14조4150억 원어치를 새로 수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도 수주 가이던스(11조5천억 원)를 넘길 기회는 충분한 셈이다.
장윤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주목표인 11조5천억 원은 최근 12년 사이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사 비화공 발주 둔화 우려를 화공 수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수주 후보군이 합산 33조 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남궁 사장에게는 지난해 새로 수주한 사업 덕에 내년 실적 전망이 밝다는 점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6년부터는 사상 최대 프로젝트인 사우 파드힐리 프로젝트 매출이 본격화되고 신사업으로 점찍은 지속가능항공유(SAF) 분야의 말레이시아 사업 내용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E&A 올해 첫 수주 시험대는 중동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E&A가 올해 수주 풀로 제시한 아랍에미리트(UAE)의 타지즈 메탄올 프로젝트 발표시기가 임박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수주를 추진해 온 사업으로 규모는 15억 달러(약 2조1471억 원)다.
삼성E&A 관계자는 “UAE의 타지즈 메탄올과 사우디아라비아의 SAN-6 블루암모니아(30억 달러), 카타르 NGL-5(30억 달러) 등의 프로젝트는 최우선 안건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비화공 수주 부족분은 화공 부문을 통해 만회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