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평균치인 16.6%와 비교해 2.5%포인트 적다. 투자자산들 가운데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국내주식의 비중이 지난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먼저 국내증시의 상대적 부진으로 자연스레 비중이 줄었다. 또 연기금 내 운용 부문도 자체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늘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연기금이 올해는 상대적으로 국내증시의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12.7%였는데 목표치이던 15.4%보다 2.7%포인트 낮았다.
괴리율의 최대 허용범위는 3%포인트다. 다른 투자자산의 가치가 급등해 국내주식 비중이 낮아지는 경우 이 하한선을 넘길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도적으로 국내주식을 매입함으로써 미리 비중을 높여둘 가능성이 크다.
연초 국내증시의 예상 밖 강세도 이유가 된다.
올해 들어 17일까지 코스피는 5.17% 상승했다. 독일(4.99%), 프랑스(4.46%), 영국(4.06%), 미국 S&P500(1.96%)/나스닥(1.65%), 중국 상해(-3.28%)/홍콩(-2.37%), 일본(-3.62%) 등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이다.
새 미국 정부의 보편관세에 따른 우려도 작용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산업과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 증시 저가매력 등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연기금의 자산배분 계획에 따르면 과거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국내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 말했다.
김중원 연구원은 그같은 맥락에서 3대 연기금의 올해 평균적 국내주식 비중이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0.5%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고 보았다.
그 규모는 약 6조 원으로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연금 등 연기금은 그 특성상 기존에 투자하던 종목의 비중을 잘 조정하지 않으므로 올해 국내증시 수급을 늘린다면 기존에 보유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담을 거란 설명이다.
▲ 국내 연기금의 수급이 돌아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2023년 말 기준 국민연금의 경우 국내주식 포트폴리오에서 비중 1위와 2위는 각각 삼성전자(23.29%)와 SK하이닉스(5.62%)였다.
그런데 지난 한 해 동안 연기금의 국내증시 순매도 1위는 SK하이닉스(7204억 원), 2위는 고려아연(5526억 원), 3위는 삼성전자(4814억 원)로 집계됐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순매도 1, 2위는 두 반도체주였던 것이다.
그렇잖아도 비중 1, 2위를 차지하던 종목들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으므로 올해 국내증시에 연기금 수급이 복귀하면 이들 종목에 되돌아갈 수밖에 없으리란 전망이 나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산업 판도가 바뀌지 않은 채 기금의 자금 규모만 달라진다면 국민연금은 우선 기존에 긍정적으로 바라보던 종목들의 비중을 늘리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17일까지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삼성전자(2724억 원), 2위는 SK하이닉스(1859억 원)로 집계됐다.
6조 원의 복귀 수급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남은 것이다.
한편 이들 반도체주는 연기금 수급 외에도 메모리반도체 업황 반등 가능성, AI 기대감 등에 따라 주가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남은 것으로도 분석된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