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사모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KT&G를 상대로 주주대표소송을 냈다.

전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과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혹은 저가로 기부해 KT&G가 1조 원대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 FCP의 주장이다.
 

KT&G는 FCP의 주장을 일방적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FCP는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KT&G 전직 이사회가 산하 재단, 사내복지근로기금 등에 자기주식을 무상 또는 저가로 기부한 것에 대한 회사의 손해를 회복하고자 주주대표소송을 17일 제기했다”고 밝혔다.

FCP는 2024년 1월 KT&G 임원 21명이 2002년부터 17년 동안 1조 원 규모에 이르는 자사주를 기부한 행위를 놓고 이사회가 직접 사안을 조사하고 손해를 회복하도록 하라는 소 제기 청구서를 보냈다.

KT&G는 이와 관련해 자사주 기부는 공익적 목적 등으로 이뤄진 것이라 주장하며 “제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FCP는 지난해 2월부터 KT&G의 움직임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이번 주주대표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주주대표소송은 회사가 이사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게을리할 때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를 보전하기 위해 제기하는 소송이다.

원고(주주)가 승소하면 배상금은 원고가 아닌 회사에 돌아간다. 

FCP는 “KT&G와 국내 주식시장의 거버넌스 개선을 위해 법률비용을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FCP는 자사주 기부가 민영진 전 사장을 비롯해 2002년 민영화 당시부터 계획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사회가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탓에 산하 재단 등의 KT&G 의결권이 12% 이상이 됐다는 것이다. 이 지분율은 KT&G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보다 많다는 것이 FCP의 주장이다.

KT&G는 “회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근로자의 생활 안정 및 복지 증진, 상생 동반성장을 위한 목적으로 공익법인 등에 자사주 일부를 출연한 바 있으며 장학재단과 복지재단은 그 배당금을 활용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고 있다”며 “자사주 출연을 통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으며 그 손해액이 최대 1조 원에 달한다는 FCP의 일방적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KT&G는 “일부 주주의 일방적 주장으로 기업 이미지와 사회공헌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주주 공동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KT&G는 앞으로도 기업가치 증대와 주주 전체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FCP는 KT&G가 보유한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약속한 행위에도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FCP는 “KT&G는 2023년 11월 자기주식 7.5%를 3년 안에 소각하겠다고 밝혔지만 2024년 초에 소량을 소각한 뒤 나머지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어 수많은 주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자사주 소각을 안하고 있는 배경을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경만 대표이사 사장이 2023년 1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인베스터데이에서 “단기적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소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라고 한 발언을 놓고도 FCP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상현 FCP 대표는 “KT&G는 왜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가 도입되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교과서적 사례”라며 “2월에 KT&G 방경만 사장의 첫해 성적표를 주주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KT&G는 “올해부터 2026년까지 기존 보유 자사주 5%에 대한 추가 소각이 예정돼 있음을 주주에게 충실히 소통한 바 자기주식을 언제 어떻게 소각할지에 대해서 아무 행동도 언급도 없다는 주장 또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