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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윌리엄 김 '최후 시험대', 패션 반등 해법 여전히 '안갯속'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5-01-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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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내셔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2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윌리엄 김</a> '최후 시험대', 패션 반등 해법 여전히 '안갯속'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부문 대표이사가 올해 실적 개선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즈니스포스트] 윌리엄 김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부문 대표이사에게 올해는 그야말로 ‘마지막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선이 나온다.

내년 3월이면 임기가 끝나는데 취임 이후 이어진 실적 부진이 그의 앞날을 장담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서다.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수입 브랜드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주력 고객층을 겨냥할 새로운 브랜드 발굴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적 반등을 위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점이 윌리엄 김 대표의 가장 큰 고민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놓고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말 실적 부진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익성 강화를 위한 전략으로 자사 브랜드 리브랜딩, 메가 브랜드 육성, 포트폴리오 효율화 등을 내세웠다. 다만 지난해 추진한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우선 리브랜딩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는 낙관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의 여성 캐주얼 '빅3' 브랜드인 스튜디오톰보이·보브·지컷과 남성복 브랜드 맨온더분의 리브랜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콘셉트와 디자인 전략을 재정비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업계 불황이 장기화되며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육성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으나 글로벌 패션 시장의 벽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대표적 사례로 한섬을 꼽을 수 있다.

한섬은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 마레 지구에 '시스템·시스템옴므'의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고 7월에는 파리의 백화점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본점에서 '시스템'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섬의 실적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상장기업 분석기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섬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4966억 원, 영업이익 72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23년과 비교해 매출은 2.1%, 영업이익은 28.3%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리브랜딩 전략이 패션보다 뷰티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에 더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진행한 리브랜딩 사례 가운데 대표적으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자주는 론칭 25주년을 앞두고 대대적 리브랜딩을 진행했다. '현대 사회를 사는 한국인의 삶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목표로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으며 차별화된 디자인도 선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827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윌리엄 김</a> '최후 시험대', 패션 반등 해법 여전히 '안갯속'
▲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사 브랜드의 육성을 통해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보브, 스튜디오톰보이, 지컷 화보. <신세계인터내셔날>

자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 역시 최근 뷰티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를 재정비하고 있다. 리브랜딩 작업을 마무리한 뒤 2025년 새로운 브랜드 콘셉트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023년부터 패션 브랜드 리브랜딩 작업의 초석을 다져온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연말 이후 행보를 살펴보면 패션보다는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부문 변화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하다.

메가 브랜드 육성이라는 또 다른 밸류업 방안도 윌리엄 김 대표가 202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전략이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체 브랜드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면 로열티를 본사에 지급하지 않아도 돼 수입 브랜드보다 더 높은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내수 시장에서 메가 브랜드 육성은 실적 개선의 가장 확실한 해법이 될 수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3년 7월28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 신세계톰보이에 자체 여성복 브랜드인 보브와 지컷 사업을 양도해 K패션 전문 법인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고 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2023년 하반기에는 미국 법인 ‘신세계인터내셔날아메리카’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해당 브랜드를 통한 성과는 여전히 미미한 상황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수출 비중은 수년째 1%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7%, 2023년 1.3%, 2022년 1.4%, 2021년 1.5%에 그쳤다.

허제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체 브랜드 보브, 지컷, 톰보이를 중심으로 매출이 한 자릿수대로 크게 감소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늘어났다”며 “지난해 4분기 국내패션 부문에서 약 35억 원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효율화 측면에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전략은 2023년 이후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전히 수입 브랜드를 발굴해 판권 계약을 통해 단독 유통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6년 출범 이후 해외 의류 브랜드의 판권을 꾸준히 확보하며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에 패션 부문 매출의 상당 부분이 해외 브랜드에 의존하는 구조가 형성된 상태다.

다만 이러한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뒤 직진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발굴-직진출 선언-재발굴의 반복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명품 브랜드 '셀린느'와 '끌로에' 등이 계약 기간 종료 후 직진출을 선언하자 이들의 공백을 다른 수입 브랜드로 채우고 있다. 2023년 프랑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꾸레쥬'를 시작으로 지난해 '더로우', '에르뎀', '피비파일로' 등과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자체 패션 브랜드의 리브랜딩을 통해 디자인과 품질 수준을 대폭 높여 본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김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단독으로 이끌다가 지난해 10월 실시된 신세계그룹 임원 인사에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패션부문 대표로 선임됐다.

윌리엄 김 대표는 구찌와 버버리, 올세인츠 등 다양한 패션브랜드에서 경력을 쌓은 패션분야 전문가인데 그에게 패션부문만 집중하도록 해 실적을 반등하게 하라는 임무를 맡긴 성격의 인사라는 것이 당시 업계의 평가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부문에서 내고 있는 만큼 패션사업의 반등은 필수적이다. 이 과제를 풀어낼 해답을 찾지 못한다면 윌리엄 김 대표에게 더 이상 기회가 없을 수 있다는 말이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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